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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무늬는 버버리 것" 쌍방울 패소

남성용 팬티 등 판매금지

영국 브랜드 버버리가 '체크무늬'를 도용당했다며 국내 속옷업체인 쌍방울을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쌍방울은 더 이상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판매해온 트라이(TRY) 브랜드의 남성용 트렁크 팬티와 잠옷 등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또 버버리 측에 1000만원도 배상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버버리 리미티드가 쌍방울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쌍방울에 사용된 체크무늬와 버버리 상표는 둘 다 베이지색 바탕에 일정한 간격으로 검은색, 빨간색 선이 교차하는 모양"이라며 "일반 수요자들이 봤을 때 전체적인 미감이나 인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세계적으로 저명한 버버리 상표는 국내시장에서도 유명하다"며 "체크무늬가 의류 등 상품 표면에 사용돼 버버리 제품이라는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수행한 만큼 체크무늬 자체가 단순 디자인이 아닌 상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쌍방울 제품에서 체크무늬 문양은 제품 전체에 사용된 반면 TRY라는 브랜드 표시는 비교적 작아 일반 수요자의 입장에서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이를 버버리 제품으로 혼동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상표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속옷과 잠옷은 겉옷과 달리 착용 시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는 쌍방울 측 주장에 대해서도 "속옷이나 잠옷이라고 해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2011년부터 국내 업체를 상대로 수십건에 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버버리는 지난 2월에도 닥스 브랜드의 일부 남방셔츠의 체크무늬를 문제 삼아 LG패션(현 LS패션)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강제조정을 통해 3000만원을 배상받은 바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