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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학생 정원석 어머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들 받고 싶다"

세월호 희생학생 정원석 어머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들 받고 싶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글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 글은 단원고 정원석(17)군의 어머니 부탁으로 대신 올려 드립니다'라는 내용으로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안산 단원고 2학년 6반 고 정원석 군의 엄마 박지민씨가 남긴 글이다.

정군은 세월호 침몰 당시 갑판 위에 있어 다른 학생들과 함께 구조될 수 있었지만 "방에 남아 있는 친구를 구하겠다"며 배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박씨는 글에서 "어제(24일)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많은 분들과 함께 성탄 문화추모제가 있었다"며 "찬 바람 맞으며 행사를 하기위해 서 있다가 우리 이쁜 막둥이 원석이가 내곁에 없다는게 너무 기가 막히고 믿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내 나이 38세에 낳은 늦둥이 원석이는 엄마를 끔찍이도 챙기는 애교 많고 다른 아이들처럼 착하기만 했는데 왜 죽어야 했는지 그 이유만 알고 싶어 국회로, 광화문으로 열심히 다녔다"며 "이 나이 살도록 남한테 모지게 한 적 없고 오로지 우리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잘 살아 왔는데 길거리로 나와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려달라고 하는 순간 나와 우리 유가족들은 세상이 이토록 무서운지 알게됐다"고 전했다.

또 박씨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 정치라는 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내가 왜 그렇게 살았는지 후회만 할뿐이다. 내가 너무 무식히게 살아서 내 아들을 잃은 거 같아 엄마는 가슴을 치고 또 친다"고 적었다.

또한 "하지만 고마우신 분들도 너무 많다"며 "정부도 외면한 우리 유가족들 곁에서 항상 같이 해주시는 분들이 있었다. 몇 번이고 모든걸 포기하고 싶을 때 날 잡아주신 많은 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많은 분들이 울어주시는 거 알고 있다.
여러분들만 믿고 아들이 왜 죽었는지 알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크리스마스에 무슨 선물 받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다. 진심으로 내새끼 원석이를 받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여러분들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여러분들이 아니였다면 울고만 있었을텐데.. 힘내서 아들 얼굴보러 분향소에 다녀오겠다"고 덧붙였다.

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