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소니 그룹의 온라인 게임 네트워크인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가 해킹으로 인해 나흘째 접속 장애를 겪고 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소니의 PSN을 비롯해 많은 네트워크들이 지난 24일부터 해커에 의한 공격을 받았다. PSN은 이날 오후 3시쯤부터 심각한 장애를 겪어 한때 오프라인 상태가 됐다. 이후 네트워크 상황이 일부 개선됐지만 25일 오전 6시쯤부터 다시 악화해 오후 2시까지도 상당수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서린 젠슨 소니 고객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비디오 게임 업계가 온라인 게임 방해 접속 시도를 겪고 있다. PSN 엔지니어들은 네트워크 접속과 온라인 게임시스템을 빨리 복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 발생 시작 시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온라인에 배포된 때와 비슷하다.
젠슨 부사장은 "성탄전 선물로 플레이스테이션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접속을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며 기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PSN의 5600만 사용자 가운데 접속 장애를 겪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영화·음악 콘텐츠 서비스인 엑스박스 라이브도 25일 접속 장애를 겪었지만 26일 복구됐다.
한편, 해커들은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이용자, 아마존 회원 등의 개인정보를 해킹해 대량으로 유출했다고 주장했다고 테크크런치 등 IT 매체들이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 연계 세력을 자칭하는 해커 단체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이용자, 그리고 아마존 회원 1만3000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담긴 문서의 인터넷 주소를 공개했다.
해커들은 일부 이용자의 신용카드 번호와 보안 코드, 신용카드 유효기간까지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불법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해킹은 '리저드 스쿼드'라고 불리는 해커 집단의 소행으로 전해진다.
리저드 스쿼드는 두 회사에 대한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집단은 앞서 지난 8월과 12월 초 있었던 PSN의 사이버 공격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화 '인터뷰'와 관련된 소니 픽처스 사내 전산망 해킹을 주장한 '평화의 수호자들'(GoP)과는 다른 집단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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