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경찰서는 버려진 여행용 가방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모씨(71·여)를 살해한 혐의로 정형근씨(55)를 붙잡았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20분께 서울 을지로 5가 훈련원공원에서 노숙자와 술 마시고 있던 정씨를 서울 중부서와 공조 수사로 검거했다.
경찰은 검거 직전인 오후 7시께 정씨가 이 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주류를 구입한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 중부서에 공조 요청해 정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도피 이후 정씨의 첫 금융거래였다고 설명했다. 같이 있던 노숙자는 정씨와 원래 알던 사이는 아니며, 검거 당시 정씨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인천 남동서로 압송되기 위해 중부서를 나서기 전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냥 죽여주십시오"라고 짧게 답했다. 범행 동기와 이유, 그간 체류 장소 등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씨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시내 자신의 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전씨를 살해하고 다음날 여행용 가방 속에 시신을 넣어 빌라 주차장 담 아래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 시신에는 오른쪽 옆구리, 목 등 5군데를 흉기로 찔린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둔기로 맞아 일부 함몰된 상태였다.
경찰은 정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지난 24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다음날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수배 전단을 배포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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