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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왕' 권혁 회장 3천억대 세금소송 2심도 패소

역외탈세 혐의로 사상 최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으며 역외탈세 논란을 불러온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65)이 수천억원의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8부(장석조 부장판사)는 9일 권 회장이 "종합소득세와 지방소득세 3051억여원을 취소해달라"며 반포세무서와 서초세무서, 서초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권 회장에 대한 세금 부과는 정당하다"며 권 회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국내에 가족이 있고 이곳에서 시도그룹의 전체 업무를 통제하고 사업상 중요한 결정을 내렸으며 국내 경영활동과 사회활동에 필요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등으로 볼 때 국내 거주자로 볼 수 있다"며 "한국에 과세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단계 출자구조 및 명의신탁을 통해 주주임을 숨기고 해외계좌를 사용해 수익을 관리하면서 재산보유 사실을 은폐했으며 소득·수익·거래를 조작 또는 은폐하는 부당한 방법으로 소득세의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았다"며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1심은 권 회장에 대한 과세가 정당하다고 보고 전체 3051억원 가운데 권 회장의 소득으로 볼 수 없는 988억원을 뺀 2063억원을 납부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권 회장은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도 탈세 목적으로 조세회피처에 머무르며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수천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2011년 4월 국세청에서 4101억원을 추징당하고 역외탈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권 회장이 종합소득세 1672억원, 법인세 582억원을 각각 포탈한 것으로 보고 실형을 선고해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이 중 소득세 2억4000여만원 포탈 혐의만 유죄로 판단,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