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 지난해 4분기에만 215조원 유출

【뉴욕=정지원 특파원】세계 최대 채권펀드사인 핌코(PIMCO)의 지난해 4·4분기 자금유출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핌코의 펀드자금 중 무려 2000억달러(약 215조원)가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FT는 "지난해 9월말까지만 해도 핌코의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1조4700억달러에 달했지만 지난해 12월말 현재 1조2700억달러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핌코의 부진은 세계 최대 채권펀드로 잘 알려진 '채권왕' 빌 그로스가 야누스캐피탈로 떠난 이후 불과 3개월만에 나왔다.

FT는 "2000억달러는 야누스캐피탈의 전체 운용자산 규모보다 더 크다"며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많은 자금이 빠져나간 뒤 한동안 잠잠했지만 12월부터 또다시 자금 이탈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핌코의 부진에 대해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 사임 이후 '채권왕' 빌 그로스마저 떠나며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FT에 따르면 핌코는 회사의 대표펀드인 토탈리턴펀드의 수익률을 높여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토탈리턴펀드는 2013년 4월 이후 자산이 반토막이 나는 등 지난 2년간 자금 유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토탈리턴펀드는 최근 유로화 약세에 지속적으로 베팅하면서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환율 방어 포기 선언 이후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자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정보 제공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토탈리턴펀드의 수익률은 미국내 동일 성격의 펀드들 가운데 상위 3%에 속한다. jjung7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