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일명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우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상 제3자 재산추징 관련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민중기 수석부장판사)는 전두환(84) 전 대통령의 불법재산을 사들인 박모(52)씨가 압류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이의신청 사건의 재판과정에서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7일 밝혔다.
위헌심판이 제청된 것은 불법재산임을 알면서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제3자를 상대로 추징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전두환 추징법) 9조의 2조항이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최소한의 범위에서 관계인의 출석을 요구하고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의무 사항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며 "제3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방어할 기회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는 검사의 조사결과만으로 제3자가 불법재산임을 알고 이를 취득했다고 단정하고 그에 대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해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조항은 공소를 제기하기도 전에 먼저 추징을 집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 제정 당시 이미 추징 절차가 진행 중이던 경우까지 제3자 추징을 소급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한 부칙 2조에 대해서는 공익적 가치가 더 큰 점 등을 고려해 박씨의 위헌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는 2011년 전 전 대통령의 조카 이재홍씨(59)로부터 한남동 땅 546㎡를 27억원에 구입했다.
검찰은 2013년 박씨가 땅을 매입할 당시 전 전 대통령의 불법 재산임을 알았다고 판단, 전두환 추징법에 따라 이 땅을 압류했다. 그러자 박씨는 불법재산인 줄 모르고 구입했다며 압류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이의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에는 압류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이 위헌심판을 제청함에 따라 고법에서 진행 중인 이의신청 사건은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진행이 정지된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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