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서방국이 제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러시아가 "근거 없는 협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은 군대도 아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외인부대"라고 반발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광산대학에서 학생들과 만나 "우크라이나군에는 정규부대가 일부이고 대부분은 '의용군 부대'다.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나토 외인부대일 뿐"이라고 추가제재 위협을 일축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9월 민스크 휴전협정 이후 교전을 재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시민을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양측 관계를 악화시켜 반러시아 감정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수석도 서방의 추가제재 위협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경제적 협박이다. 러시아는 이런 위협에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에게 상당량의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푸틴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공조해 군사적 대치를 제외한 모든 추가 옵션(제재)을 검토하겠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유럽연합(EU)도 29일 28개국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러시아 추가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 캐나다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섰다. 캐나다 국제통상장관 에드워드 파스트는 "동맹국인 미국, 유럽연합(EU) 국가들과 공조해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서방국들은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지급·송금 업무용 은행 간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에서 제외하는 등의 추가제재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기업과 개인의 크림 지역 내 신규 투자는 물론 서비스, 물품, 기술 등을 거래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동안 잠잠하다 친러시아 반군이 공격을 재개하면서 악화되고 있다. 지난 24일 친러 반군이 흑해연안 요충지인 마리우폴과 동북부 도네츠쿠주 드발쳬프 등을 공격해 민간인 30여명이 사망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