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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 안나가 성폭행" 송영근 발언에 野 "특위 사퇴해야"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육군 여단장 사건과 관련, "외박을 거의 안나간 게 성폭행의 원인"이라는 취지로 말한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의 발언이 도마위에 올랐다.

군 기무사령관 출신이기도 한 송 의원은 29일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여군 하사 성폭행을 한 여단장이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다"며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측면을 우리가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이 비단 그 여단장뿐이겠는가"라고 말한 뒤 "전국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나가야 할 외박을 제때 나가지 못하고 있어 가정관리가 안 되고, 그런 섹스 문제를 포함해 관리가 안되는 것들이 이런 문제(성폭행)를 야기시킨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발언 도중 피해자인 여군 하사를 '아가씨'라 지칭한 점도 논란거리다. 송 의원은 "여단장 문제 나왔을 때 그 하사 아가씨가 옆에 아가씨한테 얘기했다"며 "한 방에 있는 룸메이트한테는 얘기하는데 이걸 제도적(옴부즈맨)으로 접근할 채널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하사관을 아가씨라고 한 관점이 바로 이 문제랑 연관있다고 생각한다"고 문제삼았고 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속기록에서 '아가씨'란 말을 삭제토록 지시했다.

송 의원의 발언이 나온 직후 야당은 일제히 비판을 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송 의원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하고 새누리당도 송 의원 개인의 발언이라 치부할 게 아니라 직접 나서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같은 당 김진욱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송 의원은 성폭행을 비호하고 정당화한 궤변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사과 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특위 위원에서도 사퇴할 것을 종용했다.

송 의원은 뒤늦게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려깊지 못한 발언으로 국민과 국방에 전념하는 장병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사과말씀 드린다"며 "성과에만 매달리는 비효율적인 조직문화, 폐쇄적인 군사문화를 고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를 인용한 잘못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아가씨'란 단어 사용에 대해선 "여성이나 여군을 비하할 의도를 가진 발언이 전혀 아니었다"며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여부사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깊이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