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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대 남녀, 문화비 많이 쓰지만 '삶 만족도'는 꼴찌"

서울에 사는 2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연간 문화관람 총 횟수와 문화비용에 지불하는 금액이 많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문화재단은 20대부터 60대까지 결혼, 출산, 양육, 은퇴 등 삶의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문화 향유 및 소비 형태를 조사, 8개 그룹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재단의 분석결과 보고서인 '서울시민 문화향유실태조사'에 따르면 8개 그룹은 △20대 '문화 열광족' △30대 '화려한 싱글녀', '육아맘. △40대 '프렌디', '컬쳐맘', '블루 싱글녀' △50대 '낭만족' △60대 '액티브 시니어'다.

20대 '문화 열광족'은 문화예술 관심도와 문화예술 중요도는 가장 높은 반면, 삶의 만족도는 가장 낮아 20대의 불안하고 고단한 삶을 문화로 위로받는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거주지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특성 그룹 중 가장 낮았지만, '서울의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높아 주거지와 상관없이 문화적으로 서울 전역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은 결혼 여부에 따라 △문화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화려한 싱글녀'와 △문화 최전방에서 물러나 육아에 집중하는 '육아맘'으로 구분된다.

20대에 비해 경제적 여력이 개선된 '화려한 싱글녀'는 문화예술 비용으로 연간 82만1262원(전체평균 55만9632원)을 지불해 8개 그룹 중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으로 자녀 양육에 집중하게 되는 '육아맘'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관람횟수, 삶에서 차지하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모두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가족, 자녀들과 집 근처에서 노는 게 편한 '프랜디' △자신은 문화 소외층이지만 자녀들을 위한 문화생활에는 적극적인 '컬쳐맘' △여전히 화려하지만 조금은 외로운 '블루 싱글녀'로 구분된다.

자녀가 있는 40대 남성 그룹인 '프렌디(Friendy)'의 경우 여가활동 동반자로 '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가활동 형태로는 여행, 나들이가 가장 많았지만 희망하는 여가활동으로는 문화예술관람을 꼽았다.

자녀가 있는 '컬쳐맘'은 문화예술관심도, 문화예술관람횟수가 가장 낮았고 문화예술의 중요도, 문화예술지불금액(33만7693원)도 낮은 편인 반면에 회당 평균 연극 관람 지불금액은 7만8536원으로 30대(5만960원)에 비해 증가했다.

'블루 싱글녀'로 대변되는 40대 미혼여성은 문화예술관람횟수가 46.8회로 8개 그룹 중 가장 높았고, 문화예술 지불금액도 75만5992원으로 '화려한 싱글녀'에 이어 여전히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가생활을 혼자(39.6%)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개 그룹 중 가장 높았다.

50대 '낭만족'은 양육부담에서 벗어나 사그라졌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부활하면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경험이 71.9%로 조사 대상 세대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60대에 이르면 연평균 관람횟수가 30대 수준을 회복, 삶의 만족도(74.4점)는 세대 중 제일 높게 나타났다. 문화예술로 행복한 황혼을 보내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 할 수 있다.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문화생활의 만족도가 양보다 질에 좌우되며, 주거지 문화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화생활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문화재단 온라인 회원 29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일반시민에 비해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고 참여가 활발한 시민들의 세대 내 그룹별 문화향유 특성을 파악, 향후 그룹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됐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26일까지 서울문화재단 온라인 회원 7만2348명을 대상으로 발송한 이메일 설문지 유효 응답자 2905명의 응답지를 분석한 결과다.

성별로는 남성 876명, 여성 2029명이며, 세대별로는 △20대 756명(27.0%) △30대 997명(34.3%) △40대 728명(25.1%) △50대 315명(10.8%) △60대 이상 109명(3.8%)이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