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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예상밖 과감한 쓴소리 반가웠다"

금융권 최초 '범금융 대토론회' 평가 들어보니
"금산분리·평가제도 혁신 등 돌직구성 발언 쏟아져
허심탄회한 소통… 규제완화에 최대한 반영할 것"

'절반의 성공.' 지난 3일 서울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에서 업계 최초로 열린 금융권 대토론회에 대한 평가다. 금융당국은 범금융권이 한데 모여 상호간 벽을 허문 소통의 시발점이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반면, 금융업계는 예상했던 대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채 한계를 보인 행사였다는 부정론도 있어 대조를 이뤘다. 범금융권 첫 토론회에 대한 금융당국과 업계의 시각을 들어봤다.

금융당국은 지난 3일 열린 금융권 최초의 범금융 대토론회에 대해 "기대 이상의 허심탄회한 자리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행사가 열리기 이전에는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108명의 금융권 인사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형식적인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오후 3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마라톤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초반부터 난상토론이 벌어지면서 예상 보다 1시간이나 길어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초반부터 "쓴소리를 아낌없이 해달라"고 주문하자, 금융권 인사들은 초반부터 꺼리낌 없이 금융당국을 향해 돌직구성 발언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번갈아가면서 전반적인 규제완화를 비롯해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금산분리 해소, 금융실명제 개선, 금융감독 방향 혁신, 은행 건전성 평가 혁신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조목조목 소신 발언을 했다.

금융당국은 예상보다 거침없이 쏟아진 작심 발언에 대해 "금융권의 목소리를 그대로 규제완화와 정책 혁신에 반영해나가겠다"면서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이날 금융권의 다양한 의견 개진에 대해 상호 벽을 허무는 소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려 반 기대 반 속에서 처음 시도된 금융권 대토론회를 통해 개인적으로 많이 배웠고 많이 느꼈다"며 "금융당국도 반성하고 금융사도 반성해 대한민국이 금융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 힘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그간 파악하지 못했던 금융규제에 대한 민낯을 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간 단순히 금융규제가 많아 금융사들이 불만이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금융사들이 다양한 규제에 대해 조목조목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듣고나니 규제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한층 깨닫게 된다"고 지적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