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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해커톤 전도사' 심규병 PAG&파트너스 자문가

[fn 이사람] '해커톤 전도사' 심규병 PAG&파트너스 자문가


"해커톤은 RGB(적·녹·청)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장점이 모여 밝은 빛, 새로운 가치로 탄생하는 거죠.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이기도 합니다."

지난 9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심규병 PAG&파트너스 자문가(39·사진)는 '해커톤 전도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다. 마라톤을 하듯 정해진 시간 특정한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이를 프로그램, 제품 등 구체적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심씨는 국내 해커톤 모임을 열어 정보기술(IT) 분야 사람들을 이어주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도록 하는 숨은 조력자로 뛰고 있다. 그는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이 주요 분야"라며 "스타트업이 J자형 곡선을 그리며 급격히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모델을 찾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전문가그룹에서 자문가로 활동하면서 에인절투자자에 대한 자문, 스타트업 교육 컨설팅을 함께 하고 있다.

IT 영업·마케팅 분야의 여러 회사를 옮겨다니며 심씨는 10년 넘게 경력을 쌓아왔다. 미국 델(Dell) 시장을 국내에 안착시켰고, 쿠팡 시스템을 자문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3월 사단법인 앱센터가 진행한 '스타트업 위크엔드' 행사에 후원하러 갔다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2박3일간 밤을 지새우며 사람들이 무언가 만들어내는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다"며 "10년 넘게 IT 분야에 몸담으며 알게 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자리를 만들고, 이들이 더 좋은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해커톤 전도사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여성가족부와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주최하는 해커톤을 비롯, 국내 스타트업 콘퍼런스에서 우선으로 꼽히는 비론치 해커톤과 대학생을 위한 K해커톤 등을 열어왔다.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SSN) 등 IT 창업관련 회원들과도 '아이디어 파티'를 준비한다.

해커톤의 산물 중 하나가 '모두의 주차장' 앱이다. 주차정보를 알려주는 이 앱은 총 15만건가량 다운로드됐다. 그는 "투자를 활성화하는 인큐베이터센터도 좋지만 실제로 창업경험을 제공하고 좋은 스타트업을 만들 풀뿌리 문화가 부족했다"며 "팀 체제로 소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기본철학은 같은 목적, 취미·문화 등에 대한 공감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씨는 "세상의 변화 속도에 맞춘 비즈니스 모델도 필요하다"며 "빨리 작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통하면 사업을 발전시키고, 아니면 그만두는 린(lean) 체제가 필요한데 해커톤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씨는 다음 달 14~15일 경기 성남 판교공공지원센터 지원으로 열리는 '아이디어톤'을 앞두고 있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