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주말동안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테러리스트들이 언론계 인사들과 유대교 회당을 습격해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 테러리스들의 공격으로 17명의 언론인이 사망한 지 한달여만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1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4시 무렵 덴마크 코펜하겐 시내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에 수십 발의 총알이 날아들었다. 당시 센터 내 카페에서는 '예술, 신성모독, 그리고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의 행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범인은 센터 밖에서 창문을 통해 자동화기를 난사했다. 총격으로 인해 행사 참가자 1명이 사망하고 경찰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덴마크 경찰은 최초로 용의자가 2명이라고 밝혔으나 나중에 1명으로 정정했다. 검은색 옷을 입은 용의자는 검은 폭스바겐 승용차를 훔쳐 타고 달아났으며 차량은 사건현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요르겐 스코브 경찰 대변인은 범인이 지난달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언론사 '샤를리애브도' 습격사건과 같은 시나리오를 세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샤를리 애브도가 이슬람교를 폄하하는 만평을 실었다는 이유로 총격을 가해 17명을 살해했다.
덴마크 당국과 외신들은 공격 목표가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였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번 행사의 주요 연사로 지난 2007년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의 머리를 개의 몸에 붙인 스케치를 그렸다가 숱한 살해 협박을 받았다. 만평화가인 동시에 조각가인 빌크스는 AP와 인터뷰에서 범인이 자신을 노렸다고 말했다. 그는 "나 아니면 누굴 노렸겠나. 범인은 필시 샤를리 애브도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크스는 총격당시 경호원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한편 약 10시간이 지난 15일 새벽 2시 코펜하겐 시내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회당 밖에서 총을 쐈으며 경찰 2명이 팔과 다리에 총상을 입었고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2번째 총격사건의 범인은 첫 번째 사건의 범인과 다른 옷을 입었으며 도보로 현장을 벗어났다.
이날 오전 경찰은 코펜하겐 기차역 인근에서 또다시 총격 사건이 일어나 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경찰을 향해 먼저 총을 발사했으며 경찰이 이에 반격을 가해 사살했다. 3번째 사망자가 앞서 발생한 두 테러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틀 새 연쇄적으로 총격이 일어나면서 유럽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이번 사건은 정치적인 공격이며 테러사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개탄스러운 일이며 사건 해결에 토르닝 슈미트 총리와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도 15일 사건 현장을 방문했다. 베르나데트 미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미 당국도 사건 수사에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앞서 덴마크 정부와 꾸준히 접촉을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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