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임기 동안 '변화'와 '개혁'을 핵심 정책방향으로 삼아 금융권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팽배한 보수적 문화와 불필요한 규제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손톱 밑 가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 내정자는 누차 '금융규제는 절절포(절대 절대 포기해서 안된다)'란 표현을 빌려 금융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실제, 그는 지난 지난 3일 서울 서울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규제완화는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먼저 금산분리, 금융실명제, 개인정보 등 문제를 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충당금 적게 쌓을 수 있으면 은행들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은행 건전성 규제는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명문화돼 있지 않은 규제나 구두지도 명문 시달 등도 완화해야한다"며 "이런 걸 명문화하고 얼마나 최소화하느냐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내정자는 금융감독 당국의 신뢰회복을 위한 개혁의지도 역점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그는 "감독의 핵심은 일관성이고, 제재의 형평성도 중요하다"면서 신뢰성 있는 금융감독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씨앗 단계인 기술금융도 임 내정자가 꽃을 피워야 할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담보 위주의 대출관행으로는 금융시장의 발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술평가시스템을 통해 기술신용대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평소 "담보와 대기업 위주의 저위험 여신에 편중되는 기존 관행이 지속되면, 금융은 결코 저성장-저수익 구조에 갇힐 수밖에 없다"는 금융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험자본 육성도 임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투자 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진취적 모험자본을 육성하기 위해 엔젤투자에서 거래소 상장에 이르기까지 자본시장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혁신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는 각종 사고로 추락한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이 기본적으로 '신뢰산업'이라는 인식 아래 실추된 금융의 명예를 회복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것. 금융소비자 보호도 임 내정자에게 주어진 미션으로 지목됐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국무총리실장 역임후 2년여만에 공직 복귀
2013년 3월 국무총리실장을 끝으로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2년여 만에 공직으로 복귀하게 됐다.
임 내정자는 1959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3학년 때 행정고시(24회)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전임 신제윤 금융위원장과는 행시 동기다. 재정경제부 생활을 시작한 그는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맡았다.
2010년에는 '기수 파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획재정부 1차관에 승진했다. 2011년부터 2년 동안은 장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실장으로 일했다. 2013년 3월 공직에서 물러난 뒤 모교인 연세대에서 석좌교수를 지내다 같은 해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출됐다.
△56세 △전남 보성 △영동고 △24회 행정고시 △연세대 경제학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실장 △NH농협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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