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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노선 현대차 울산하청지회 '고립무원' .. 전현직 간부, 조합원 이탈 도미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울산하청지회가 극심한 내부갈등으로 지도부에 이어 조합원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차 울산하청지회 해고자 10여명은 24일 "신규채용에 응시하면서 입사지원 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울산공장 사내 게시판에 부착하며 지회 탈퇴를 선언했다.

이들 해고자들은 "CTS 농성, 철탑농성, 희망버스 등 지회의 투쟁지침을 수행하느라 징계와 손배 가압류 등을 받으면서 심신이 지쳤다"며 "오랜 시간 동안 조합원들만 피해를 입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힘들었다"고 탈퇴 이유를 밝혔다.

이어 "대다수 조합원들은 대법원까지 소송을 마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고, 2심과 최종심에서 100% 승소를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가족들을 위해 노사가 지난해 8월 합의한 정규직 채용에 응시하고자 한다"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특히 "비정규직노조가 울산지회를 배제한 상태에서 6대 요구안을 다시 교섭안으로 확정해봐야 회사가 들어줄 리 만무할 뿐만 아니라, 총파업 수순 밟기를 하고 있는 집행부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노사합의 이후 울산지회만 고립돼 투쟁하는 것은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대자보를 게시한 하청 해고자들은 지난 2010년 울산1공장 CTS공정 점거 등 불법파업과 양재동 광고탑 고공농성을 주도했던 강성 조합원들로 울산지회는 핵심 조합원의 이탈로 투쟁동력을 크게 상실하게 됐다.

앞서 23일에는 울산지회 간부와 해고자 등 5명이 일방통행만을 주장하는 노조 집행부에 반발하는 대자보를 게시하고, 투쟁종료와 현장 복직을 선언했다.

이들은 "2010년 불법파견 투쟁으로 해고된 이후 4년 동안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정규직 전환의 염원으로 버텨왔다"며 "그러나 비정규직 지회장의 망언으로 인해 불법파견 투쟁을 접으며 복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연이은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이탈은 울산지회의 독단적 행보에 따른 내부 불만과 사측의 4000명 신규 채용이 맞물려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역 노동전문가들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속속 정규직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하면서 대다수 조합원들이 심리적 동요를 받은 것 같다"며 "회사가 4000명 채용 이후에도 생산인력 충원 필요 시 일정 비율을 사내하도급 근로자로 충당한다고 밝힌 만큼 이러한 이탈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가 정규직노조는 물론 비정규직노조 내부에서도 갈등을 일으키고 있어 3월말부터 계획하고 있는 전국 총파업 투쟁 실천에 상당수 조합원들의 불참이나 무관심이 예상되는 등 고립무원의 상태에 놓이게 됐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