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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남녀공학 추진…여대 '위기설' 재점화

대학 구조개혁 여파가 여자대학의 존립을 흔들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 정원감축 옥죄기가 현실화되면서 사립대, 그 중에서도 여대들의 위기 의식은 한층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에 단 7곳 밖에 남지 않은 여대 중 한 곳인 덕성여대가 이원복 신임 총장 취임을 기점으로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덕성여대는 구성원들의 공감대와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빠르면 올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덕성여대, 빠르면 올해 남녀공학 결론

이 신임 총장은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걸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률, 등록금 동결·인하로 인한 재정난 등 대학에 닥친 여러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보고 있다.

이 신임 총장은 "과학문명의 발달로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학 정원 감축은 사실상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대학으로서는 학생이 '고객'인데 고객없이 어떻게 운영하나. 대부분의 사립대는 사생결단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육부의 11.2% 정원 감축 제안을 거부해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되는 '쓴 맛'을 본 덕성여대 입장에서는 위기 의식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교육부는 대학 평가 결과에서 하위 15%에 포함되는 대학에 정원 감축을 하면 재정지원제한대학 명단에서 빼줄 수 있다는 '거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총 정원 5100여명의 덕성여대 입장에서는 10%가 넘는 정원 감축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남녀공학 추진 방안은 이 신임 총장이 출마하면서 내놓은 공약에도 포함되어 있어 학교법인과도 어느 정도의 공감대는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덕성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덕성여대 법인 박원국 전임 이사장이 1975년 마련한 덕성장기플랜에서 남녀공학 전환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법인 관계자는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아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남녀공학 전환) 가능성이 적지않다"며 "학생, 동문, 법인 등 학교 구성원들의 큰 반대는 없을 것으로 본다. 빠르면 올해 결론을 낸다면 내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신입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여대 위기설 왜?

사실 여대 위기설은 1990년대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남녀공학을 선택한 여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상명여대가 상명대로, 부산여대는 신라대로 이름을 바꿨고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와 통합하면서 남녀공학으로 변신했다. 현재 남아있는 4년제 여대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서울여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광주여대 등 7곳이다.


여대들의 위기설이 제기되는 것은 여대의 효용성·필요성 그리고 재정난과 맞닿아 있다. 물론 일종의 '프리미엄' '팬덤'을 갖춘 상위 몇몇 여대들은 덜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상황이 열악한 여대들은 학생 선호도 저하, 부족한 동문파워로 인한 기부금·발전기금 부족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여대 관계자는 "여대 중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한번쯤 검토하지 않은 곳은 없다고 본다"며 "'동문파워'가 강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명문대는 별다른 노력이 없어도 기부금이 쏟아지는데 대부분의 동문이 가정에 흡수되는 여대는 아무리 뛰어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