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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빌 그로스 떠난 핌코 펀드, 자산 유출 주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에 드리웠던 '채권왕' 빌 그로스의 그림자가 점차 옅어지고 있다.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지난달 미 자산운용사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핌코)의 주력 채권 펀드인 토탈리턴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86억달러(약 9조4247억원)라고 전했다. 이는 올 1월 유출액 116억 달러 대비 약 26% 줄어든 금액이다.

토탈리턴펀드는 핌코의 공동창업자 빌 그로스가 이끌었던 펀드로 2013년 4월 최대 293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빌 그로스가 핌코를 떠나 야누스캐피털로 자리를 옮긴 이후 급속히 토탈리턴에서 빠져나갔으며 지난달 기준 자산운용액은 1247억달러(약 136조6587억원)에 그쳤다. 전성기보다 57%나 줄어든 셈이다. 펀드 자산은 최근 22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시장조사업체 선임애널리스트 티모시 스트로츠는 "자산 유출이 멈추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핌코입장에서 지금 같은 감소세가 유지되는 것이 최상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투자자들의 탈출행렬이 잦아든 이유가 수익률 회복 때문이라고 봤다. 토탈리콜펀드는 올해 1~2월에 걸쳐 1.9%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수익률은 3.25%에 달한다.

스트로츠는 "핌코의 펀드 운영팀이 그로스가 떠나기 몇 해 전부터 그를 보조했으며 비록 그로스가 자리에 없지만 그의 팀은 건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토탈리콜펀드가 앞으로도 우수한 수익률을 나타낸다면 투자자들도 그로스가 펀드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야누스캐피탈에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올해 70세의 빌 그로스는 WSJ 보도 전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직 유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고객들에게 내가 핌코에서 발휘했던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 2~4년 안에 내가 아직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저금리 정책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가 올 6월 전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고 예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