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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최고경영자 승계 계획안 차기 이사회서 논의되나

KB금융의 '최고 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이후 새롭게 구성되는 이사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부여하는 KB금융의 '최고 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관치금융의 부활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KB금융 내분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받아 온 현재 이사회가 이 문제를 매듭짓고 퇴임하는 게 맞느냐는 금융권의 시각도 부담이 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들을 확정했다. 오는 3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사외이사들을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새롭게 내정된 사외이사들과 윤종규 KB금융회장,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이 오는 27일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 맴버로 활동하게 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고 경영자에게 연임 우선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현재 사외이사들은 이날 이사회를 마지막으로 퇴임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와 이사회 맴버들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B금융의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는 CEO승계 프로그램은 지난달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었다.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사외이사들은 현직 CEO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는 원안 통과를 강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차기 회장부터 이 규정을 적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외이사들은 관치가 작용해 윤 회장이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으나, 결국 이날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이 자신부터 적용되는 CEO승계 프로그램에 부담을 느껴 다른 의견을 제시했지만 사외이사들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내정된 사외이사들 역시 새롭게 구성되는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는 지난해 KB금융 내분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이 논란이 많은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고 퇴임하면 뒷처리는 새로운 이사회에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