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이 5년째로 접어들면서 인접국에 피난 중인 수백만 명의 난민과 자국에 머물고 있는 실향민의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12일 밝혔다.
UNHCR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장기화로 터키,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에 피난 중인 난민이 39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집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피난 생활 중 삶을 재건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매우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UNHCR은 지난해 요르단의 도심 지역에 거주 중인 4만 시리아 난민 가족을 조사한 결과, 3분의 2가 절대빈곤선 이하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수 년 간의 피난 생활동안 난민들의 저축은 사라진지 오래이며, 점차 많은 난민들이 구걸, 생계를 위한 매춘 그리고 미성년 노동과 같은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자녀가 있는 중산층 가정들이 거리에서 근근이 삶을 이어간다. 한 아버지는 난민의 삶을 움직일수록 더욱 아래로 가라앉는 모래늪에 비유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부의 상황 역시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1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8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을 떠나 다른 가족과 좁은 공간에서 동거하거나 버려진 건물에서 숙식하고 있다.
내전으로 포위당한 지역에 갇혀있는 21만 2000명을 포함, 전체 48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시리아인은 외부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거주 중이다.
지난 해 12월 유엔은 전세계를 상대로 미화 84억 달러라는 최대 규모의 구호자금을 모으기 위한 호소를 시작했다. UNHCR은 오는 31일 쿠웨이트에서 열릴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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