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정지원 특파원】 국제 유가 하락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안팎에 머물면서 유가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유가 하락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유가가 진정 국면을 보일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표면적으론 유가가 안정화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불확실한 안정세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이 원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는 과도한 낙관론"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였던 유가는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현재 50% 이상 급락한 상태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거부 결정으로 급락세가 가속화 됐다. 지난 1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47달러 이하로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은 유가 흐름에 주목해 왔다.
유가가 최근 좁은 가격 범위 내에서 거래되면서 유가가 바닥을 친 것인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올해 1월 배럴당 45달러까지 추락했던 북해산 브렌트유는 주요 산유국들이 유전 개발과 투자를 철회하고 공급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57달러 선까지 반등했다.
IEA는 그러나 유가 하락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미국의 공급 과잉이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오히려 연간 기준 미국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260만배럴로 지난해 평균치인 1180만배럴 대비 크게 늘었다. IEA는 올해 연간 원유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하루당 76만 배럴이 늘어난 하루 1260만 배럴로 전망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달러 강세로 국제 유가는 지난 13일 4% 넘게 급락하면서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무려 9% 넘게 하락했다.
IEA의 공급과잉 소식이 하락세를 부추긴 것이다.
일부에서는 추가로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도 이날 원유 시장 펀더멘털이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에서 "미국의 원유 생산은 원유 시장의 균형을 불러오기에 충분할 정도로 둔화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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