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라돈탕'을 갖추고 있는 국내 대중목욕탕의 위해성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라돈탕은 신경통이나 류마티스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때 우후죽순 늘어났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18일 "고온의 라온탕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라돈을 함유한 수증기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최근 대학교에 연구용역을 줬으며 올해 말 결과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라돈은 색깔과 냄새가 없기 때문에 일반인은 라돈에 노출돼 있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다. 그러나 호흡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체내에 흡수될 경우 폐암, 위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성 방사성 가스로 알려져 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라돈탕' 이름을 내 건 대중목욕탕이 얼마나 분포돼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섣불리 몸에 해로운지 여부를 판단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환경과학원은 조사 결과 라돈이 높게 측정되는 대중목욕탕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알람기 설치 등 저감 대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환경과학원이 2013년 12월~2014년 2월 전국 주택의 실내 라돈 농도에를 조사한 결과 평균 102Bq/㎥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서 권고하는 연평균 라돈 수치는 140Bq/㎥에는 못 미치지만 독일 기준인 100Bq/㎥ 보다는 높다.
주택별로는 토양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단독주택이 134Bq/㎥으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연립·다세대주택 79Bq/㎥, 아파트 56Bq/㎥ 등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라북도·강원도가 평균 138Bq/㎥였고 충청북도는 133Bq/㎥이었다. 환경과학원은 "옥천층, 화강암반 지질대가 넓게 분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토양, 암석 등에 존재하는 자연방사성 물질이 건물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므로 지하 혹은 실내 공간은 상대적으로 라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내를 주기적으로 환기시켜주면 라돈 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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