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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인터넷 익스플로러 20년 만에 '퇴역'

모바일 시대 대처 미흡 '스파르탄' 브라우저 개발.. 새 윈도에 탑재하기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퇴역을 사실상 결정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올 후반 출시되는 윈도 새 버전용 인터넷 브라우저에 새 'IE'를 포함시키되 개발 중인 새 브라우저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새 버전 이후로 IE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MS는 '스파르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IE를 대체할 인터넷 브라우저를 개발 중이다. 스파르탄은 MS가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퇴조했던 IE의 단점을 보완한 브라우저다.

온라인 광고 기획사인 아카의 톰 베데카 회장은 "20년이 된 IE는 이제 유통기한이 다 됐다.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인 모바일에서 IE는 패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도 모바일 브라우저로 IE를 내려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FT는 "MS조차 IE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점을 희화화하고 있다"면서 일부 자체 온라인 광고에서 "IE를 여러분들이 증오하기 좋아했던 브라우저"라고 지칭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케팅 업체 울프 올린스의 선임 인터랙티브 디자이너인 댄 브루스터는 "IE는 오랫동안 제품 자체의 결함을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브루스터는 "사용자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컴퓨터 운영체제에 사전에 장착돼 있어서 또는 고용주들이 IE를 사용할 것을 요구해서 IE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IE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여명기에 대표 브라우저였던 넷스케이프 대항마로 출범했다.

넷스케이프 인기가 여전했지만 MS는 윈도 운영체제에 IE를 무료로 장착해 배포했고, 3년만에 넷스케이프를 따라잡았다. 2000년에 접어들 무렵에는 전세계 인터넷 브라우저의 약 95%를 IE로 채웠다. 온라인 세계를 접수한 셈이다.

그러나 시장을 석권한 뒤에는 자기만족에 빠져 사용자들의 욕구를 반영하는데 미흡했다. 결정적으로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바뀌는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

넷스케이프를 몰아내고 인터넷을 장악했던 IE는 소스가 공개된 파이어폭스, 뒤이어 구글의 크롬이라는 강력한 도전자를 만나게 됐다. 빠른 기술 발전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이들에게 밀렸다.


현재 IE 시장점유율은 파이어폭스와 비슷한 20% 수준에 머무는 반면, 크롬이 약 50%를 점하고 있다.

MS는 IE 퇴역을 사실상 결정했지만 새 윈도에 IE 개정판과 스파르탄 브라우저 2개를 동시에 탑재키로 결정했다. IE라는 이름은 당분간 남게 됐다.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