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건국의 아버지인 리콴유 전 총리가 타계한 싱가포르는 껌 판매가 금지돼있고 쓰레기 투기시 한화로 약 810만원이라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보모국가'로 명성이 알려져있다.
이 같은 조치 단행에는 리 전총리가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개인보다는 사회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그의 정치적인 신념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그가 이끌던 인민행동당(PAP)의 집권 초기 조치중 하나는 노점상 정리였다. 엄격한 위생 기준을 마련한 후 정부가 허가하는 지역에서만 노점상들이 영업하도록 했다.
대대적인 공공주택 건설이 시작되면서 도시의 청결함도 강조돼 노상방뇨와 공공 화장실 사용후 물을 내리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는 제도도 마련됐다.
쓰레기 투기 금지 조치에도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벌금은 계속 인상돼 첫 적발시는 2000싱가포르달러(약 160만원), 두번 이상 적발된 경우는 이보다 5배 많은 벌금이 현재 부과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아파트 창문 밖으로 담배 꽁초를 던져버린 시민에게 역대 사상 최고인 벌금 1만9800싱가포르달러(약 1600만원)가 부과됐다.
이 같은 엄격한 법규에도 불구하고 위반 되는 경우가 많아 지난 1월 고촉통 전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야외 음악축제후 버려진 쓰레기들을 개탄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리총리는 지난 1990년에 물러난 후에도 막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고총리가 지난 1992년 껌판매 금지를 내릴 때 지지했다.
지난 2004년 미국의 껌 업체 리글리의 로비로 당분이 없는 의약용 제품이 일부 제한적으로 판매가 허용된 것 외에는 여전히 팔리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껌판매 금지 조치 당시 관련됐던 한 전직 공무원은 지난주 타계 직전 "껌이 잇몸 건강에 좋으며 그래서 의약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당시 조치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고 FT가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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