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교사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해임된 초등학교 교장에게 퇴직금까지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징계해임된 주된 사유가 금품이나 향응 수수가 아니라면 퇴직급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급여 제한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2010년 9월부터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해온 A씨는 동료 교사와 불륜을 저지르고 학부모나 교사들로부터 37만원 상당의 선물이나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해 7월 징계위에 넘겨져 해임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공단 측에서 금품 및 향응 수수로 징계해임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퇴직급여를 감액하자 소송을 냈다.
공무원연금법 64조는 공무원이 금품이나 향응수수, 공금 횡령이나 유용으로 징계해임된 경우 퇴직급여를 감액하도록 돼 있다.
재판부는 "A씨가 징계를 받게된 것은 같은 학교 교사와 불륜관계를 맺은 것이 주된 사유고, 학부모 등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은 부수적인 사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수수한 금품과 향응은 합계 37만원 상당의 비교적 소액으로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워 금품수수만으로는 해임 사유까지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금품 및 향응 수수를 이유로 해임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퇴직급여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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