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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급발진은 무슨.. 운전 미숙"

브레이크 밟은 흔적 없고 제동 장치에도 이상 없어
비정상 굉음·엔진소리도

급발진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또 나왔다. 차량결함이 아니라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잘못 알고 밟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윤모씨(66) 부부가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대법2부는 사고 현장 부근에서 브레이크를 밝은 흔적이 남아있지 않고 목격자도 브레이크 밟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을 뿐 아니라, 제동장치에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들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라고 판시했다.

이 밖에 비정상적인 굉음이나 엔진소음을 듣지 못했다는 목격자 진술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실험결과 등을 근거로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윤씨 부부는 지난 2010년 3월 경기도 포천 축석고개에서 부인이 운전하던 신형 오피러스 승용차가 급발진 현상으로 사고를 냈다며 모두 5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당시 사고차량은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모 자동차검사소 입구로 돌진했고 주변에 세워진 다른 차량과 콘크리트 담벼락 등을 들이 받은 뒤 6m 가량의 개천을 뛰어넘어 맞은 편 언덕을 들이받고 나서야 겨우 멈춰섰다.


이 사고로 승용차 뒷좌석에 있는 허모씨는 숨졌고, 다른 승객들은 중상을 입었다.

재판과정에서 윤씨 부부는 새로 출신된 자동차의 ECU가 결함을 일으켜 급발진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ECU는 이상신호가 감지되면 차량이 가속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자동차 결함이 아니라 운전자의 운전미숙이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