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비노(非盧·비노무현)의 도움을 구하는 데 대해 비노 진영을 중심으로 문 대표의 선거전략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노가 선거에 적극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따른 불만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계파 수장들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2일 만찬을 겸한 원탁회의를 열 계획이지만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불참 의사를 전하면서 정치권에선 '시작부터 삐걱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미 잡아둔 지방 일정을, 김 전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를 불참 사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선 문 대표와 쌓인 '앙금'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동반 출격'으로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의 지원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문 대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과 호남 비노 인사들의 흔쾌한 지원사격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정·천 전 의원의 출마를 공개비판한 권노갑 상임고문은 오는 7일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 지원을 위한 광주행이 예정돼있지만 동교동계 인사들의 반대로 옴짝달싹하기 힘들어진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때만 되면 표를 달라고 한다'는 '호남 홀대론'과 전당대회 후유증, 친노(親盧·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 등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일단 비노의 선거 불(不)개입이 자칫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될까 하는 우려가 감지된다. 이날 김 전 대표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감기가 심해 저녁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지 요청이 있으면 우리당 후보들을 적극 도울 것"이라 밝혔고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과 후보가 요청해올 경우 힘을 보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보선 지원에 유보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에선 불만섞인 의견도 나온다. 한 비노 인사는 "당이 선거에서 불리하면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탓해야지 왜 비노가 도와주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느냐"며 "이번 선거가 친노 대 비노의 대결구도로 형성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우선 동교동발 내부 불화설에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 고문 등 동교동계와 박 전 원내대표가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데…"라는 질문에 "도와주실 것이다. 다들 도와주고 계신다"고 해명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