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의 대표 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채권왕' 빌 그로스가 이 펀드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9월 핌코를 떠나면서 손을 뗐다.
2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핌코의 대표펀드인 토탈리턴펀드는 지난 3월 73억달러(약 8조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전달(86억달러)보다 자금 유출 규모는 줄었지만, 23개월째 환매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토탈리턴펀드의 운용자산은 1174억달러다. 2위인 뱅가드그룹의 뱅가드토탈본드마켓인덱스펀드(총 자산 1164억 달러)가 10억달러 격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뱅가드펀드'는 '제2의 채권왕'으로 부상한 조슈아 배릭먼이 운용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운용자산이 150억달러나 늘었다. 반면 토탈리턴펀드는 1030억달러나 빠져나갔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난 1997년부터 자산규모에서 1위를 지켜왔던 토탈리턴펀드가 머지않아 뱅가드에 역전당할 수 있다. WSJ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라는 지위를 잃을 수 있다. 두 펀드의 1위 경쟁이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펀드 환매는 수익률과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 펀드 운용에서 그로스가 떠나긴 했지만, 수익률 면에서 다른 채권에 비해 좋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수익률은 3.56%로 시장(중기채권) 평균수익률은 넘어섰다.
또 자금 이탈 규모는 점차 줄어들며 진정되고 있다.
지난 3월 빠져나간 자금(73억달러)도 가장 적다.
핌코는 자금 유출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컨퍼런스콜, 투자포럼 등으로 투자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또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요아킴 펠스를 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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