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공감과 상생의 나라 미얀마] (5·①) 이백순 駐미얀마 대사 "한국 청년 창업가들에게 기회의 땅"

5 현지진출 노하우를 듣다 ①이백순 駐미얀마 대사

[공감과 상생의 나라 미얀마] (5·①) 이백순 駐미얀마 대사 "한국 청년 창업가들에게 기회의 땅"
■약력 △서울대 독문학과·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국제정치학 석사 △외무고시 19회 △외무부 주구주공동체 대표부 2등 서기관 △외교통상부 주국제연합대표부 1등 서기관 △대통령 행정실 비서관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주미얀마대사(2013~현재)

"우리의 1970~1980년대 경제개발 경험을 잘 알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한국의 청년들이라면 미얀마에서 자신만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백순 주미얀마 한국대사(사진)는 11일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경제협력 분야에서 양국은 역내 최적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얀마의 투자 가치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사는 미얀마를 "미국, 중국, 일본 등 우리에게도 중요한 국가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외교의 격전지"라고 소개하며 양국 수교 40주년을 맞은 올해, 그간의 양국 친선관계를 더욱 돈독히 다지는 한편 협력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이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국 기업 진출 적격지로서 갖는 미얀마의 장점은.

▲미얀마는 한반도의 3.2배에 이르는 넓은 국토에 약 5200만명의 인구,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발전 잠재력이 큰 나라이며, 노동의 질이 우수하고 인건비도 저렴하다. 게다가 앞으로 8∼10%대의 고도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중국, 베트남에 이어 새로 떠오르는 유망한 투자적격지라 할 수 있다. 미얀마는 중국, 인도, 태국 등 5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반경 1500㎞ 이내에 13억명, 2000㎞ 이내에 20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거대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 나라와 육로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중요한 생산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미얀마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기업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으며, 테인 셰인 대통령을 비롯해 미얀마 정부도 경제발전모델로서 우리의 고도 성장사례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어 양국 간 경제협력의 기회는 많다고 본다. 또한 한국과 미얀마의 경제 및 산업구조는 상호 보완적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관계인 만큼 경제협력 분야에서 양국은 역내에서 최적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미얀마의 매력은 무엇인지.

[공감과 상생의 나라 미얀마] (5·①) 이백순 駐미얀마 대사 "한국 청년 창업가들에게 기회의 땅"

▲미얀마의 경제 잠재력뿐만 아니라 양곤의 약 700만명 인구 중 상위계층의 소득수준과 구매력은 진출한 외국인들도 놀랄 정도다. 그렇지만 미얀마는 지난 50년간 국제사회로부터 단절되어 있어 여러 부문에서 미비한 점이 많다. 이것을 역으로 말하자면 우리에게는 사업 기회가 많다는 말이다. 예리한 사업적 감각만 있으면 모든 부문에서 창업이 가능하고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미얀마가 한류의 원조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사람이 하는 것을 다 따라 하고 싶어하는 문화적 친숙성이 있다는 것도 사업을 하는데 유리하다. 따라서 우리의 1970~1980년대 경제개발 경험을 잘 알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한국의 청년들은 이곳 미얀마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인프라 여건이 미비한 면도 있어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최근 양곤 시내에는 한국청년이 융자를 받아 '설빙'을 현지 실정에 맞게 도입한 가게를 열어 단기간에 융자금을 갚고 2호점까지 개설한 사례가 있다. 현지 한인여성사업가가 한국 패스트 푸드 회사로부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1호점을 개설한 이후 현지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2년 만에 8호점을 여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기회는 미얀마가 아니면 잡기 힘든 것 아닌가 한다.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이 우리와 달리 미얀마에서 성공사례를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현재 중국과 일본은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바탕으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으며, 태국과 인도도 각각 인도양.아세안 진출의 교두보로서 미얀마를 적극 공략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경제제재를 완화.해제하면서 본격적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은 자국기업이 수주하려는 프로젝트에 좋은 조건의 금융지원을 손쉽게 제공한다. 이런 나라들은 미얀마에 대해 오랜 기간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적인 관리를 해왔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지난해 한타와디 공항 프로젝트가 우리 컨소시엄에서 일본-싱가포르 컨소시엄으로 사업권이 넘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 본격적인 미얀마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이 합심해서 입체적으로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틸라와 경제특구 개발 프로젝트, 은행 영업권 획득을 위해서는 물론 한타와디 신공항 프로젝트 사례에서도 보듯이 민관정이 합심해서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양곤에 일본인 학교 학생이 늘어나고 종합병원을 짓는 등 본격적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벌써 잘 닦고 있다.

―한·미얀마 수교 40주년의 의미와 외교적 측면에서 현재 양국 관계를 평가한다면.

▲지난 50여년간 폐쇄적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해온 미얀마는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면서 북한과 군사적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우리와 협력관계가 오래되지 않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나, 사실은 지난 40년간 친선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2011년 미얀마의 첫 민선정부 출범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얀마는 우리의 경제발전과 민주화 경험을 배우기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어 양국 간 협력관계가 정치.경제.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번 수교 40주년 기념행사는 그간의 양국 간 친선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뿐 아니라 미얀마의 개혁.개방 정책에 힘입어 향후 양국간 협력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미얀마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우리에게도 중요한 국가들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외교의 격전지다.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육교이자 인도와 중국이라는 양 강대국 사이에 놓인 전략적 요충지로서 지정학적, 경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다. 우리와 인종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닮은 점이 너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할 수 있으므로 양국 간의 관계는 앞으로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본다.

―한·미얀마 수교 40주년 관련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올해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정치, 경제통상, 문화 등 분야에서 지난 40년간 양국관계의 발전을 돌아보고 향후 양국이 함께 하는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 정부, 기업, 학계, 언론 등이 모두 참여하는 다양한 학술행사를 계획 중이다. 특히 그간 미얀마 일반 국민의 한류에 대한 높은 관심과 애정을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한 단계 더 끌어 올리기 위해 도자기, 한복, 전통연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교기념일인 5월 중순께 여러 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해 그 주간을 미얀마에서 한국주간(Korea Week)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 주간에 한국과 미얀마 관계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명하는 학술포럼도 개최하고 KOTRA와 파이낸셜뉴스 공동주최로 '일류상품전시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상품전 개막 전야에 한복패션쇼와 도자기 전시회를 겸한 성대한 연회를 개최해 미얀마의 상류층들에게 우리 문화의 멋과 상품의 우수성을 소개할 것이다. 오는 5월 26일에는 양곤 국립극장에서 수교 40주년의 의미를 살려 양국의 전통문화공연단이 합동 공연을 펼칠 계획인데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우리의 탈춤·북춤·판굿 등을, 양곤문화예술대학교가 미얀마의 전통 춤과 무용을 공연할 계획이다. 10월께에도 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영화제, 문화공연, 태권도 시범공연, 한국어 말하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미얀마 국민에게 다가가려고 준비 중이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