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소송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관심을 갖는 판사가 되고 싶습니다."
1급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럭)에 임명된 김동현씨(33·사진)는 미래의 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부산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뒤 법조인의 꿈을 위해 2011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했다.
하지만 이내 커다란 시련이 찾아왔다. 입학 이듬해 의료사고로 양쪽 시력을 모두 상실하게 된 것.
정상인의 삶을 살다 하루 아침에 시력을 잃게 된 엄청난 고통을 겪었지만 그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꿈까지 읽어버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김씨는 주변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 속에 로스쿨을 '우등생'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도 보란 듯이 합격했다.
시력상실이란 한 차례 불행이 되레 전화위복이 된 것일까. 김씨는 변호사로 새 삶을 살게 된데 이어 서울고법이 20일 임명하는 42명의 로클럭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날은 '장애인의 날'이기도 해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 졸업생 중 선발돼 2년간 재판을 보조하는 로클럭은 법조계에서 '예비판사'로 불린다. '법조일원화'에 따라 과거와 달리 판사가 되려면 법조 경력이 필요하다. 로클럭은 2년 임기를 마치고 일정 기간 변호사 경력을 쌓으면 판사에 지원할 수 있다.
김씨는 서울고법 민사34부(최규홍 부장판사)에 배치돼 로클럭 업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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