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국내에서 ESG와 관련한 제대로 된 포럼이 없었다. 경제 활성화에 밀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언젠가 꼭 토론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
"증시가 선진화되면서 기업가치를 논할 때 지배구조 이슈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번 포럼이 그동안 생소했던 ESG 개념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된 것 같다."(SK텔레콤 관계자)
2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는 ESG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뤄졌다. 이 행사 개막일인 22일 금융업계 최대 화두인 '핀테크'에 이어 이날은 기업의 환경적 책임,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ESG와 관련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업계에서는 기업의 실적, 투자 등의 재무지표와는 별개로 비재무적 성과 지표인 ESG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이날 행사엔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중심으로 금융권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핀테크를 집중적으로 다룬 전날 포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자리 선점하려면 30분은 일찍 와야죠"
제16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개막 이틀째인 이날은 행사 시작 30분 전인 오전 9시부터 좌석이 차기 시작했다. 행사 10분 전에는 이날 마련된 약 300석이 모두 찼다. 참석자 중 일부는 행사장 뒤편에 서서 강연을 들었고, 빈 자리가 나면 속속 채워 들어갔다. 특히 이날은 전날 좌석 부족으로 입장하지 못했던 참석자와 일찍 서둘러야 좌석을 선점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온 참석자들이 많았다.
포럼 한 참석자는 "어제는 행사 시간에 맞춰 왔지만 자리가 없어 행사장 뒤편에 서서 강연을 들었다"며 "오늘은 함께 온 회사 동료들에게 어제의 상황을 설명하고 30분 일찍 왔다"고 전했다. 이 참석자의 말처럼 전날은 좌석이 부족해 250여명이 돌아갔다. 점심식사도 예정된 호텔용 도시락이 일찍 동나면서 나머지 참석자들에겐 샌드위치로 대체하기도 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이날 주제인 ESG에 대해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외국어대 학생은 "ESG는 사회의 관심이 적은 편이어서 강의실 밖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책보다 더 현실적인 최신 정보를 얻어갈 수 있어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요즈음 경제 포커스가 기업실적개선과 경제활성화에만 국한된 가운데 녹색경영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이슈들은 뒷방 신세라는 지적이 적잖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런(ESG) 이슈들이 요즘 국내에서 찬밥이 되면서 학교 차원의 연구도 줄고 관련 프로그램도 사라지는 추세"라며 "반면 글로벌 기조는 ESG를 더욱 중시하는 분위기여서 한국이 더 뒤처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핀테크에 꽂힌 고위 인사들
전날에 이어 이날 행사에도 금융업계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대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장지인 한국회계기준원장 등 증권 및 회계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행사 전 주요인사(VIP) 티타임에선 전날 주제였던 핀테크와 관련한 금융권 수장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동주 NH-CA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의 지면을 보면서 "여기저기서 핀테크 포럼이 잇따라 개최되는데 참 대단한 흐름"이라고 운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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