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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목사 2심서 사기미수 '무죄'·명예훼손 '유죄'..집유로 감경

헌금을 당초 목적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선교단체에 위약금을 물게 되자 이를 피하려 법원에 위조문서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77)가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부(홍승철 부장판사)는 30일 사기미수 및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목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목사는 미국의 한 선교단체로부터 50만 달러의 헌금을 받고 북한에 신도 1000명 규모의 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1년 미국에서 민사소송을 당했다.

미국 법원은 김 목사 측에 위약금으로 1438만 달러(152억원)를 배상하라고 선고했고, 선교단체는 A 법무법인을 통해 집행판결 청구 소송을 서울북부지법에 냈다.

이 과정에서 김 목사는 과거 자신의 변호를 맡았던 A법무법인이 미국 민사소송 때 선교단체의 법률대리인에게 사건 자료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증거로 A법무법인 명의의 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1심은 김 목사가 A법무법인 명의로 문서를 위조했다고 판단하고 사기미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문서가 위조 또는 허위 문서인지 알지 못했다"는 김 목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일반인이 볼 때 위조 사실을 알기 어렵고 피고인이 문서 감정을 신청했던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 목사가 주요 일간지 두 곳에 광고를 싣고 A법무법인을 비방한 것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