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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안심하고 키우자' 공동육아로 몰리는 부모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보며 '이런 식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공동육아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부모들이 직접 조합을 만들고 운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자녀를 안심하고 키운다는 생각에 만드는 이도 찾는 이도 늘고 있는 것. 공동육아가 공식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20여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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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긴다" 공동육아 확산

10일 공동육아 사업을 지원·교육하는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에 따르면 현재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전국에 62곳, 방과후학교는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1978년 대학생들의 야학 개념으로 출발한 공동육아는 1994년 서울 신촌에 우리어린이집이 개원하며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관계자는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이 직접 교육·재정·운영에 참여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부모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운영이 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식은 공동육아가 협동조합의 형태로 출발하기 때문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뜻을 같이 하는 부모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조합비를 모아 어린이집을 운영할 장소를 확보하고 교사 채용, 정관·규정 마련, 개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모들 몫이다. 때문에 자녀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부모가 조합원이 돼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따른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조합에서 탈퇴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개원까지 1년 이상의 시간과 많은 준비작업이 필요하지만 설립 신고는 늘고 있다. 특히 3~4년전부터 설립 문의나 신고가 부쩍 늘었다. 사고가 잇따르고 틀에 짜인 교육을 우려한 부모들이 공동육아로 눈을 돌린 결과다.

■일반 어린이집 보다 비싼 비용 부담

운영 뿐만 아니라 교육 과정도 일반 어린이집·유치원과는 다르다. 바깥 나들이와 함께 세시와 절기에 맞춰 우리문화를 가르치는 통합교육이 중심이다.

실제로 서울시 마포구의 성미산어린이집의 경우 아침에 등원하면 10시나 10시 30분 정도에 산으로 나들이를 간다. 흙과 나무, 꽃과 벌레를 친구 삼아 2시간 가량을 놀고 돌아오면 점심시간. 낮잠을 자고 일어나 자유롭게 활동한다. 물론 노래도 배우고 꽃도 만들고 하지만 수업이라는 개념 보다는 놀이의 성격이 짙다.

급식도 생협의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하고 교사 1인당 원생의 숫자도 일반 어린이집 보다 훨씬 낮다. 여기에 아마(아빠와 엄마의 줄임말)라고 부르는 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져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완성되는 것이다.


다만 이 때문에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경제적인 부담이 생긴다. 특히 대다수의 공동육아조합들이 어린이집을 짓기 위해 대출을 받기 때문에 상환을 위해 일정부분 금전적인 부담도 져야 한다.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관계자는 "일반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 교사 모두를 성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