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위암선 이미 효과 입증 대장암 등 30종 임상 진행
체내 면역 시스템 강화해 기존 치료 부작용 최소화
표적제 내성 문제도 극복
"면역체크포인트에 작용하는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하는 치료제인 만큼 다양한 암종에서 치료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항암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또 하나의 영역이 열린 셈이다."
한국임상암학회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유럽종양학회 로프 알노 스타헬 회장(사진)은 18일 최근 새로운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타헬 회장은 "지금까지 암치료는 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치료(화학항암요법, 표적항암제)의 영역으로 볼 수 있는데 면역항암제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강화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암 종양이 약제에 적응해버리는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 치료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스타헬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새로운 분야라 아직 사용기간이 길지 않아 단언할 수는 없지만, 반응률은 약 25% 수준이며 약물에 반응이 있었던 환자들에서는 표적항암제보다 긴 기간 동안 치료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흑색종 치료제로 개발된 면역항암제는 현재 폐암에서 임상 효과가 입증됐고, 이외에 다양한 암종에서 치료 임상이 진행 중이다. 그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기전 상 면역항암제는 대부분의 암종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30개 이상의 암 종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며, 두경부암, 방광, 위암, 신장암, 호지킨 림프종 등에서는 이미 효과가 입증됐고 대장암, 유방암에서는 아직 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폐암에 경우 국내에선 표적치료제 치료가 활발하다. 이에 국내 의료계에서는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치료 효과에 대한 비교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스타헬 회장은 "한국의 경우 EGFR, ALK와 같은 특정 유전자변이로 인한 폐암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들에게는 표적항암제가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에게는 면역항암제가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적항암제는 반응률이 '모' 아니면 '도'이지만 면역항암제에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인다면 일단 치료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이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은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잘 하더라도 치료가 어렵다"면서 "치료효과가 좋던 치료제가 더 이상 효과를 보이지 않게 되면, 과거에는 환자에게 더 이상 해줄 수 있는게 없었지만 이제 새로운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에 면역항암제의 등장이 의미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환자는 면역항암제로 치료해 완치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스타헬 회장은 "면역항암제를 통해서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면역기능을 강화시켜줄 수 있다면 몸이 알아서 다음 단계의 치료를 해나갈 것"이라고 "면역항암제는 항암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또 하나의 영역이 열리고 있는 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항암 치료의 가장 큰 반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타헬 회장은 "화학항암제를 썼을 때 모든 환자들에서 부작용이 나타났고 표적항암제도 대부분의 환자가 부작용을 경험했다"면서 "면역항암제는 새로운 치료영역이라 의사들은 새로이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대처 반응을 앞으로 배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의사들은 종양학 분야뿐만 아니라 내분비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요하다"면서 "원활한 치료제의 도입을 돕기 위해서는다양한 전공의 전문의들의 협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정부의 금연을 통한 폐암환자 줄이기 노력에 대해 "흡연자를 대상으로 CT 검사를 시행해서 외과적 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 조기 폐암 환자를 검진하는 방법을 고려해서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 힘써 국민들의 건강 증진에 힘써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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