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소통하는 아이폰 등 혁신의 의미 강조
【 로스앤젤레스=진희정 특파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따분하고, 희망이 없으며, 단순하게 치부한다. 지난 1997년 애플에 입사하기 전 나도 그랬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를 만나곤 생각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전 CEO였던 고 스티브 잡스를 이같이 회상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 졸업식 축사를 통해서다.
CNN머니,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쿡 CEO는 "나는 일은 그저 일이라 생각했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일이 아닌 개인적 시간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줄곧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잡스는 정말 대단한 (애플) 제품을 만드는 것 역시 세상을 변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 아이폰 등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은 친구, 가족들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애플 아이폰에 설치된 카메라가 동영상을 통해 많은 정의롭지 못한 사건을 잡아낸다는 것이다.
이어 쿡은 "애플 직원들은 자신들의 일이 스스로를 향상시키는 것 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일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향상시키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도덕적 척도가 생긴 계기가 된 두 인물도 언급했다. 고등학생이었던 1977년 알라바마 주지사였던 조지 왈레스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난 이후였다는 것이다.
쿡은 "왈레스 주지사를 만났던 순간은 별로 영광스럽지 않은 순간이었다"며 "차별주의자인 그를 만나 악수하는 게 내가 믿는 것들에 대한 배신이자 영혼의 한 조각을 파는 행위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좋은 기억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조지아주 주지사였지만 카터는 인생을 접근하는 방법이 달랐고 매우 다정하며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쿡은 "세상은 오늘 이 졸업식장에 참석한 졸업생을 기다리고 있다"며 "세상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며 불평등은 종식돼야 하고 박해 받고 병든 사람들은 구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쿡은 실리콘 밸리의 다른 경영인들과 함께 지난 3월 인디애나주가 동성애자를 타깃으로 한 법안을 시행한 것에 대해 비난하는 등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쿡은 졸업축사 말미에 졸업생들에게 자신의 도덕성을 자신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잡스가 생각했던 자신의 일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든다는 낙관론을 가지는 동시에 카터 전 대통령의 인류애를 각각 북두칠성과 같은 인생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쿡의 졸업축사는 애플의 CEO로서는 지난 2005년 잡스가 스탠퍼드대에서 한 졸업축사 이후 처음이다. jhj@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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