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현장르포] 원격의료시스템 '닥터헬기' 운영중인 신안군 목포한국병원

응급환자, 의료진간 원격 협진이 생명 살려
골든타임 30분 최대 활용 도입 후 739명 목숨 구해
도서지 지리적 열세 극복

[현장르포] 원격의료시스템 '닥터헬기' 운영중인 신안군 목포한국병원
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 김재혁 과장이 진도한국병원 응급실 의료진과 환자 상태를 원격의료시스템을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 목포(전남)=정명진 의학전문기자】 지난 19일 목포한국병원 원격의료시스템이 있는 회의실에 화면이 켜졌다. 진도한국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호출을 한 것이다. 환자는 55세 남자로 교통사고로 이송됐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해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했다. 진도한국병원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환자는 목뼈에 이상이 있고 긴장성 기흉이 발생했으며 뇌출혈이 있는 상태입니다."

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 김재혁 과장은 화면을 보며 의료처치를 지시했다. "일단 경추 고정을 하고(화면으로 고정한 것을 확인한 후) 흉관삽관으로 기흉을 해결할 수 있나요? 그 다음 이송해주셨으면 합니다."

이후 5분 거리의 닥터헬기 정류장에서 헬기가 목포한국병원 옥상으로 출발했다. 김 과장은 헬기에 몸을 싣고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임계점으로 이동했다. 진도한국병원에서도 의료처치를 한 후 환자를 앰뷸런스에 태워 이동시켰다. 환자를 무사히 실은 닥터헬기는 목포한국병원 옥상에 도착해 권역외상센터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실로 직행했다. 환자는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정부가 도서 지역 등 의료취약지역에 배치한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부터 4개 지역에서 운영중이다. 전남에는 목포한국병원, 인천 가천대길병원, 강원 원주세브란스병원, 경북 안동병원 등이다. 이후 충남 단국대병원에서도 운영할 계획이다.

닥터헬기는 섬 등 병원이 없는 지역에서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의료진이 직접 탑승해 환자를 처치할 수 있다. 의료진이 헬기에서 의료처치를 하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환자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골든타임인 30분 내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목포한국병원의 경우 2011년 이후 739명을 닥터헬기로 이송했다.

목포 인근인 전라남도 신안군에는 1004개의 섬이 모여있다. 이 중 296개 섬에 사람이 살고 있다. 하지만 공중보건의가 상주하는 보건지소는 27개, 간호사가 상주하는 보건진료소는 69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근처에 있는 해경 경비정이 환자를 이송하거나 소방항공헬기 등을 이용했다. 하지만 닥터헬기가 도입된 후에는 의료진의 처치를 더 쉽게 받게 됐다.

목포한국병원 류재광 원장은 "섬 지역도 문제지만 지역 병원들이 규모가 작아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간 원격협진을 통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목포한국병원은 현재 600병상과 특수병상 97병상 등 700여개 병상을 운영중이다.

목포지역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류 원장은 "지역의 소규모 병원과 섬에 있는 보건소의 경우 원격의료시스템을 갖춰 의료진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격의료는 이달부터 권역응급센터는 4만원, 의뢰병원은 2만원으로 시범수가가 책정됐다.

pompo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