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교육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집단 생활을 하는 학교 특성상 체감하는 전파 위험도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휴업 또는 휴교를 선택한 학교는 전국 230개교로 빠르게 늘고 있다.
3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메르스 주요 발생 지역인 서울·경기·충남·충북 교육감을 정부서울청사로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황 장관은 "보건당국은 현재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교육부에 알려왔지만, 학생의 생명과 건강이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 하므로 '경계' 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위기 수준이 '주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 만큼 '경계' 단계에서 시행되는 전국적 휴교령을 내릴 수는 없지만, 학교장이 상황에 따라 휴교 또는 휴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예방 차원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발열 여부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체험학습·수학여행 등 학생의 집단활동 자제, 각급 학교의 감염병 예방수칙 또는 위기대응 매뉴얼 준수 여부에 대한 지도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4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실시를 두고 두 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황 장관은 "수능 모의평가 연기는 후유증이 너무 크고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연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휴업 또는 휴교한 학교는 세종시 1곳(유치원 1곳), 경기도 184곳(유치원 58곳, 초등학교 105곳, 중학교 15곳, 고등학교 2곳, 특수학교 3곳, 대학교 1곳), 충북 36곳(유치원 8곳, 초등학교 18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 2), 충남 9곳(유치원 2곳, 초등학교 6곳, 중학교 1곳) 등 230곳으로 늘었다. 환자 발생 수가 많은 경기도에 184곳이 몰렸고, 충북의 경우 이날 오전 9시 조사 16곳에서 두 배가 넘게 늘었다.
교육부 집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서울에서도 이날 처음으로 휴업을 결정한 학교가 나왔다. 대치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4일부터 이틀간 휴업에 들어간다. 이와는 별도로 고교생 1명과 교사 1명은 가족 중에 메르스 의심환자가 있어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부터 '학생감염병 대책 상황실'을 구성하고 메르스 관련 휴업·휴교 기준을 내놨다. 기준에 따르면 학생·학부모가 확진환자이거나 가족중에 확진환자가 나올 경우,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휴업·휴교가 가능하다. 다만 수학여행·체험활동 등은 아직 각급 학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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