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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0弗 아래로 추락...원자재값 급락, 글로벌경제 불안키우나

【 서울·뉴욕=송경재 기자 정지원 특파원】 국제유가가 5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구리값 또한 하락세가 뚜렷하다. 원자재 시장을 짓누르는 하락요인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면서 원자재가 글로벌 경제를 흔들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이 전일 대비 배럴당 1.67달러 하락한 49.19달러에 마감했다. 50달러선이 무너진 것은 4월 2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강세에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원유 공급 증가 전망으로 유가 기반이 약화된 가운데 이날 미 에너지부의 주간 석유 통계에서 지난주 석유재고가 25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50달러선이 무너졌다.

CNBC는 시장전략가들을 인용해 최근 움직임으로 볼 때 유가가 3월 저점인 42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석유 애널리스트인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유가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하며 3월 저점에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상태에서 반등해야 할 것으로는 생각하지만 여러 요인들을 감안하면 여전히 하강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리가격도 수요 둔화,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9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이날 전장보다 1.9% 밀린 파운드당 2428달러에 거래를 마쳐 2주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는 재고대비 수요가 201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세계 원자재 시장을 가늠하는 지표이면서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구리 가격 폭락은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위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내티식스 SA의 닉 브라운 선물 연구원은 "중국의 수요 둔화에 따른 구리 가격 폭락으로 선물시장에 대한 글로벌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도 구리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 시장 급락은 자원수출국의 경제를 악화시키면서 전세계적인 경제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회복을 앞두고 있는 미국 등의 경제에도 부담이 될 요인이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구리가격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장기 구리가격을 최대 41%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내년 말까지 구리가격이 1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하락 전망 폭을 확대했다. dympn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