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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취업준비생 35%가 '공시족'이라니

청년 일자리의 절대량이 부족한데다 일자리의 질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청년들은 11개월가량 걸려 첫 직장을 잡지만 정작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6개월에 불과했다. 일자리에 만족 못한 청년들 상당수가 직장을 그만두고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된다. 통계청이 엊그제 발표한 '청년층과 고령층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나타난 청년실업의 딱한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중 13.8%인 63만9000명이 학업을 마치고 취직 한 번 못해봤다. 취업 경험 없는 청년 비율은 1년 전보다 1%포인트 높아졌으며 2004년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청년들이 대학 졸업 이후 줄줄이 '백수'가 된다는 얘기다. 취업 준비생 가운데 일반직 공무원에 응시하는 비율은 올 5월 기준으로 34.9%에 달했다. 취준생 셋 중 한 명 이상이 통과 확률이 낮은 공무원시험에 기약없이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 비율이 지난해 같은 달에는 28%였다.

교원, 공기업, 고시(전문직) 응시자를 합치면 '공시족'의 비중은 더욱 치솟는다. 반면 일반 기업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작년 25.5%에서 올해 18.9%로 낮아졌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지만 심각한 국가적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0.2%로 6월 기준으로는 1999년(1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준생 등을 포함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무려 23%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 취업희망 기업이 있는 청년 중 절반 가까운 46.8%가 '현실적으로 입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응답했다. 지금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청년세대, 즉 우리 아들딸을 위해 노동개혁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고 반드시 지나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을 하지 않으면 미래세대에 빚을 남기게 된다"고 역설했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노동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뜻이다.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 기업의 신규 채용 위축으로 '고용절벽'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임금피크제와 성과보상 위주의 임금체계 등을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청년들이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