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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알파벳' 지주회사 체제로 구조개편...첨단분야 신사업 박차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알파벳'(Alphabet)이라는 이름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격 개편한다. 구글은 핵심 사업인 검색 및 웹 광고 분야와 무인자동차, 로봇, 드론, 생명과학, 우주사업 등 신산업 분야를 분리해 '알파벳'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기업구조에 대한 투명성과 효율성을 재고하는 동시에 신산업 분야에 집중해 인터넷 기업을 뛰어넘는 첨단기술 대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알파벳'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구글은 검색, 웹 광고, 구글 맵, 안드로이드, 유튜브, 구글 앱 등 핵심사업만 하는 자회사가 된다.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는 칼리코를 비롯해 고속 인터넷 사업 부문인 피버, 벤처캐피털 사업 구글 벤처스, 투자펀드 구글 캐피털, 생체 렌즈 사업인 라이프 사이언스, 스마트홈 사업인 네스트 등 신사업 부문도 각각 자회사로 알파벳에 편입된다. 여기에 무인자동차와 풍선을 이용한 인터넷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는 구글X도 별도 자회사로 포함된다.

페이지 구글 CEO는 신설된 알파벳 CEO로 자리를 옮긴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사장을, 에릭 슈미츠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 자회사로 한 단계 내려 앉게 될 구글의 새로운 CEO는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이 맡는다.

구글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각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장기적으로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페이지 CEO는 "서로 크게 관련이 없는 사업들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경영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구글 내에 있는 평범하지 않은 기회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사업구조에 투명성과 명확성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압박이 늘어난 것도 이번 구조개편의 배경이 됐다. 알파벳은 올해 4·4분기부터 구글의 인터넷 사업과 나머지 자회사의 사업 성과를 따로 보고하기로 했다.


FT는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검색 및 웹 광고 등 구글의 핵심 사업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이 신설되면 기존 구글 주식은 모두 알파벳 주식으로 대체되고 구글은 알파벳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로 전환된다. 한편 이날 구글 구조 개편안이 발표된 직후 미국 증시에서 구글 주가는 7% 가까이 급등했다. sjmar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