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하면 뭐하나요, 고쳐졌는지 확인도 안하는데" 현실적 개선 방안 없나
국정감사NGO모니터단,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국정감사 평가단은 △시정조치 사항에 대한 점검부서 설립 △상시국감&분리국감 도입 △증인신청 절차 제도화 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붕어빵 국감' '이벤트성 국감' '맹탕국감' 등 매년 국정감사 철이면 국감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끊이질 않지만 매년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되면서 국감의 효율성 개선은 차치하고 '무용론'과 '폐지론'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이라는 국정감사 본연의 목적을 되새기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붕어빵 국감은 '이제 그만'
국정감사 평가단은 매년 반복되는 '붕어빵' 시정조치를 개선돼야 할 첫번째 문제로 지적했다. 전담부서를 설치, 철저한 이행여부 점검이 필요하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상임위 전문위원의 시정처리결과에 대한 검토보고 작성 의무화 △감사위원별 시정처리 요구사항에 대한 이행점검방안 마련 필요 △결과보고서 채택 신속화와 시정조치사항에 대한 이행시한 마련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금애 국정감사NGO모니터단 총괄집행위원장은 "국감이 끝나면 결과보고서가 나오고 시정조치사항이 나온다"며 "하지만 매년 똑같이 반복되는 시정조치사항 비율이 너무 높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감을 하면 뭐하느냐. 고쳐졌는지를 점검해서 똑같은 질문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똑같은 질문이 계속 나온다"며 "점검하는 부서도 없고, 점검하는 사람도 없다.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니 결과보고서 도장은 다 받아가는데 누구도 확인하지 않는다"고 무성의함을 질타했다.
증인신청 절차 제도화에 대한 의견도 많다. 어떤 증인을,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신청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명시와 이에 대한 상임위원회에서의 공론화 절차를 통해 필요한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여야 간사 입맛에 따라 채택 여부를 결정해서는 매번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상시국감 체제 자리 잡아야"
국정감사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상시국감'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국정감사라는 것이 상임위원회가 10여개 있지만 피감기관은 무려 수백개에 달한다. 국감기간을 통해 짧은 기간에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보좌관들이 전화해서 '꺼리' 좀 달라고 한다. 이 말은 의원실도 버겁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감을 통해 입법부가 감시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이런 식의 이벤트성은 안된다. 상시국감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분리국감이라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 전문가들도 국정감사 시스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정감사제도를 정기국정감사와 상시국정감사를 병행하거나 정기국정감사 시기를 임시회 기간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며 "국정감사 대상기관도 정책.기획업무를 다루는 중앙행정기관 위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관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도 "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는 국정감사를 폐지하고 상임위원회를 활성화해 국정조사권 발동 요건을 현행보다 완화하고 상시 정부감시를 할 수 있게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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