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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포격도발에 시민들 "한 숨 돌렸지만 안심은 아직..."

수위를 높여만가던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극적 대화 성사로 완화 국면을 맞자 국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위협 상황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마음을 졸였던 군 장병 부모들은 이제야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22일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했던 여의도에서 만난 20대 남녀는 "데이트를 나오긴 했지만 (북한의 포격 도발로) 하루 종일 마음이 불안했다"며 "뉴스에서 남북 대화가 성사됐다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고 웃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사는 김모씨(49·남)는 "남북의 강경한 대치로 인한 불상사를 크게 걱정했는데, 남북 최고위급 회담을 통해 긴장이 완화돼 다행"이라며 "이같은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남북이 화해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포천에 사는 정모씨(48·여)는 "평소처럼 생활했다. 불안한 면도 있지만 북한의 도발이 예전에도 많았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말혔다. 회사원 박모씨(40·남)도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 우리 정부와 군의 의지가 확보해 든든하게 생각한다"면서 "평소대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데이트와 관광, 휴식 등으로 대체로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낸 하루였지만 6.25 전후세대인 60~70대와 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은 달랐다. 인천 가좌동에 사는 김모씨(72.여)는 어제 마트를 급히 찾아 라면과 부탄가스, 생수 등을 사왔다. 집에서는 욕조에 물을 충분히 받아놓고, 하루 종일 뉴스를 주시했다. 김씨는 "아들은 '뭐 하는 짓이냐. 전쟁나면 어짜피 다 필요없다'고 퉁박을 주지만 전쟁을 겪어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며 "이거라도 사 놓으니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 사는 조모씨(44.남)는 자전거 몇대를 급히 구매했다. 혹시라도 전면전이 벌어지면 대피 수단으로 쓸 생각이다. 조씨는 "전면전이 확산되면 주요 역이나 지하철, 자동차는 소용없을 것 같다"며 "기름도 안들고 좁은 길도 다닐 수 있는 자전거가 낫다는 생각에 마련했다"고 말했다.

6개월 전 입대한 아들을 둔 안모씨(51.여)는 "요며칠 아무일도 손에 안잡혔다.
자꾸 나쁜 생각만 들고, 너무 무서웠다"며 "일단 한숨 돌렸지만 계속해서 군 관련 사고가 터지고 있어 마음을 놓을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군장병 부모도 "원래 어제 휴가를 나왔어야 했는데 (북한의 포격 도발로) 취소됐다"며 "위험한 건 아닌지 속이 타들어가 하루종일 기도만 했다. 제대할 때까지 제대로 잠을 못잘 것 같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