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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한반도] 미·중·일 언론, 주요뉴스 집중 보도

【 베이징·서울=김홍재 특파원 정상균 기자】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틀째 진행 중인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비중 있게 보도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은 주요 뉴스로 전날에 이어 계속되는 남북 간 고위급 회담 상황을 집중 보도했다. 특히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 등 외국 정상들을 초청해 다음 달 3일 항일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전승절 행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홍콩 봉황망은 "남북이 '2+2' 회담을 재개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더 이상 남북한 형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북한 외무성 발표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앞서 지난 21일 중국 당국은 한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남북 양측에 냉정과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긴장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남북한이 접촉과 대화를 통해 현재 사태를 적절히 처리하는 한편 긴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는 그 어떤 행동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성명이 나간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서 중국 측의 이 같은 요구를 북한 측이 수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북한 외교부 성명으로 이런 분석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봉황망은 북한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여 소식이 알려진 당일 북측의 포격이 있었다"며 이번 사태가 전승절 기념식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를 두고 현재 북·중 관계가 순탄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승절 기념식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석에 대해 북·중 간에 고위급 채널이 전혀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북·중 관계가 현재 미묘해졌기 때문에 한반도 분쟁을 외부에서 중재하는 데 있어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도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자세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자 '한국 최전선에서의 위험한 순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은 긴장이 일시적으로나마 완화됐다는 고무적인 신호다. 한국과 미국은 사태 억제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돌발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지도자라는 점,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남북 대치상황은 심각하게 다뤄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일본 언론들도 남북 고위급 접촉 등 긴박한 남북 긴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도쿄신문 등 주요 신문들은 판문점에서 진행 중인 남북 고위급 접촉 소식을 1면 기사로 주요하게 실었다.

hj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