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외환보유고, GDP의 30% 달러 부족 가능성 희박
한국은 안전성이 높아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나 글로벌 자금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역할을 하고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성장률 및 금리 차가 본격적으로 축소되면서 글로벌 자금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국제 금융시장 불안 현황과 4가지 답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은 선진국과 신흥국 간 성장률과 금리 격차가 줄어들 때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한다.
글로벌 자금이동은 통상 10~15년 주기로 방향이 전환되는데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의 자금이동은 지난 2003년 이후 시작됐고 올해부터 그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선진국 성장률은 2012년 하반기 바닥권에 진입한 후 지난 3년간 등락했다. 특히 올 들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경제가 모두 개선되고 있다.
선진국 금리는 2012년 하반기 바닥권에 도달한 후 올해 4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띠고 있다.
반면 신흥국은 원자재가격 약세, 중국·러시아의 경기 불안 등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글로벌 자금이동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손준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글로벌 투자자금 이동이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투자자금 이동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촉발했으나 이것이 가능해진 배경은 선진국 경제의 안정화, 개선 전망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 이전에 글로벌 자금이동이 빨라지다 금리인상이 단행된 이후 느려졌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 세계에서 향후 경제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 미국 등 선진국이라는 점에서 선진국으로의 자금이동은 상당기간 추세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은 글로벌 투자자금 이동에서 안전할 것으로 예측되나 변동성은 높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손준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6.1%이며 올해에도 7~8%를 예상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은 GDP의 30%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재정은 거의 균형재정(세출과 세입의 균형이 취해져 있는 재정)이고 정부부채도 안정적이기에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손 수석은 "다만 한국은 글로벌 투자자금의 ATM 성격이 있어 변동성은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건전성이 양호하고 금융거래가 자유로워 글로벌 투자자가 예비적 목적으로 일시적인 자금을 넣어두는 국가라는 것이기에 일정 수준의 자금 이탈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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