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정지원 특파원】 '중국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기업공개(IPO)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주요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거나 상장 계획을 미루는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FT는 영국 런던 소재 한 은행 관계자를 인용, "오는 9월과 10월 사이 IPO를 앞둔 공모기업은 주요 투자은행마다 10∼15개에 이르고 있지만 이번 주 세계 증시 급락으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IPO를 앞둔 기업과 투자자들이 일정을 연기하거나 공모가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망했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캐슬린 스미스는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가 현재 상당히 높다"며 "이 지수가 높을 때는 IPO를 단행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FT는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은 VIX 지수가 20 이상일 경우, IPO를 꺼려한다"며 "24일 VIX 지수는 40.74를 기록,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IPO 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당시 알리바바의 주당 공모가격은 68달러, 공모총액은 250억 달러로 세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24일 알리바바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3.5% 급락한 65.80달러로 공모가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유전공학업체 레인댄스 테크놀로지스는 이번 주 예정됐던 상장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로얄 런던 자산관리의 마크 하그리브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로서 시장의 상황에 맞게 공모가를 조정해야 된다"며 "IPO 시장으로서는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총 100억달러 규모의 IPO 계획이 발표됐다.
이 중 수퍼마켓 체인인 알버트슨과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 등도 이번 증시 폭락으로 IPO 계획을 당분간 접을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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