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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장바구니에 명품株 담았다

국민연금, 장바구니에 명품株 담았다

'한 명의 장인에게서 한 달에 평균 4개만 만들어진다는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가방), 고소영 팔찌로 더 잘 알려진 덴마크 주얼리 판도라(PANDORA)' 국민연금이 '명품주'를 쇼핑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중국 명품시장 규모가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하고, 유럽 증시가 살아나면서 짭짤한 수익률이 기대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투자 비중이 큰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구글 등 정보기술(IT)였다.

■日 게임·서점에도 투자… 돈 되면 다 한다

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은 '버킨백'으로 유명한 명품업체 에르메스에 413억원을 투자했다.

버버리와 마이클코어스 주식도 각각 467억원, 348억원 어치를 보유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인 프랑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에도 각각 884억원, 333억원 가량을 투자해다.

명품시장의 성장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명품시장 규모는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완화 등으로 인해 유럽 증시가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이 명품업체들의 주가도 강세다.

국민연금의 사랑을 독차지 한 곳은 MS였다. 4856억원의 돈이 MS주식에 투자됐다.

국민연금은 또 미국 오라클(4691억원), 애플(4359억원), 웰스파고(4296억원), 구글(3048억원), 페이스북(2841억원) 주식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온라인 판매업체인 아마존과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에도 각각 2931억원, 2199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반면 야후 투자액은 186억원에 그쳤다.

통신업종 가운데는 차이나모바일(1398억원)과 일본 KDDI(1598억원)가 투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최대 통신업체인 영국 보다폰에도 161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업체들도 국민연금의 러브콜을 받았다.

국민연금은 월트디즈니의 성장성에 1264억원을 투자했다. 가도카와 서점과 IT업체인 도완고가 합병해 탄생한 가도카와도완고에는 21억원을 투자했다. 비디오 게임 '파이널판타지'로 더 잘알려진 스퀘어에닉스에도 15억원을 투자했다.

■공기업 투자 많고 자동차 투자 적어

제조업체 중에는 반도체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러브콜을 받았다.

인텔(2530억원)과 퀄컴(1904억원) 투자액만 4500억원에 달했다. 샌디스크 주식도 241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 수요 증가를 비롯해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분야 등 반도체 적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반면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 기업 투자는 시들해졌다.

자동차 업체중 가장 투자 규모가 큰 곳은 도요타자동차로 1804억원이었다. 그러나 퀄컴 투자액보다 적었다. GM(875억원), 폭스바겐(533억원), 타타자동차(227억원) 등도 쇼핑 대상에 올랐다.

철도 및 도로 관련 국영기업도 국민연금의 장바구니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철도업체중 '블루칩'으로 꼽히는 동일본철도(378억원)와 서일본철도(98억원), 중앙여객철도(369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포브스가 선정한 2000개 기업인 중국의 종합 철도운송업체(DAQIN RAILWAY)에도 국민연금은 12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철도청(CHINA RAILWAY GROUP)에도 17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 2013년 기금 정보공개 개편에 따라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종목을 올해부터 공개한 것"이라며 "2020년까지 해외 주식 비중을 전체 자산 중 2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