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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지렁이, 홍합의 능력 뽑아낸 수중 의료접착제..세계 첫 개발

갯지렁이, 홍합의 능력 뽑아낸 수중 의료접착제..세계 첫 개발
홍합 접착단백질 기반 의료용 수중접착제 결합기작 - 홍합접착단백질과 히알루론산을 섞어 코아세르베이트를 형성함으로써 수분이 많은 장기 내부에서도 와해되지 않는 고농도의 액상형태를 취하게 된다./해수부 제공

젖은 모래알을 붙여 집을 짓는 갯지렁이, 바다 속 바위에 단단히 붙어 있는 홍합 등 해양생물의 능력을 뽑아낸 수술용 의료접착제가 개발됐다.

이 접착제는 물속에서도 접착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방광이나 대장 등의 수술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생물을 모티브로 한 '의료용 단백질 수중접착제'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수중 접착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대장이나 방광 등 내부 장기 수술 후에는 수술용 실로 봉합을 했지만 소변과 소화액 등의 누수로 인한 감염과 재발 위험이 항상 존재했다"며 "이러한 수술용 실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용 수중접착제는 젖은 모래알을 붙여 집을 짓는 갯지렁이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여기다 인체에 무해하고 접착력이 우수한 기존의 홍합 접착단백질을 수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의료용 수술접착제는 사용이 간편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짧고 빠른 회복이 가능해 수술로 인한 환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또,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른 차이를 줄여 일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수부 연구단은 의료용 수중접착제의 접착력과 지속력을 시험하기 위해 쥐의 방광 조직에 구멍을 만들어본 결과 방광의 수축·팽창 및 다량의 수분에도 안정적인 접합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성과는 바이오소재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IF8.5)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단은 향후 살아있는 토끼의 방광 실험 등을 통해 의료용 수중접착제의 접착력과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의료용 수중접착제는 다른 내장 장기의 접합에도 활용될 수 있고 주사를 통해 몸속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는 비침습적 복강경 혹은 로봇수술, 약물전달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진 해수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해양은 산업신소재 발굴에 있어 자원 보유량과 다양성이 풍부하고 해양자원의 제품화 성공률은 육상의 2배 이상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라며 "전폭적으로 지원해 해양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