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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내부보고서 "유가 2020년까지 80달러선 회복할 것"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국제유가가 오는 2020년 배럴당 80달러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입수한 OPEC 내부 보고서를 인용, OPEC은 올해 유가를 배럴당 55달러로 내다보고 2020년까지 매년 5달러씩 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OPEC은 유가 하락에도 기존의 생산량(하루 3000만 배럴)을 줄이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OPEC은 보고서에서 "저유가가 셰일석유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다.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미국과 캐나다의 공급 감소가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최근 OPEC은 올해 미국 셰일석유 생산량은 기존 전망치보다 10만배럴 낮춘 1375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은 오는 2020년까지 하루 석유소비를 배럴당 9740만배럴로 추정했다. 매년 100만배럴 정도씩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의 지속적인 수요와 함께, 특히 개도국의 수요가 크게 늘어 상당한 원유 수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OPEC 비회원국들의 원유 생산은 하루 5820만 배럴로 추정된다. 기존 전망치보다 100만 배럴이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적정 유가 수준은 OPEC 회원국 내에서도 이견이 많다. 이란, 베네수엘라 등은 유가가 배럴당 최소 70달러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유가로는 정부 재정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OPEC은 경쟁 상대인 셰일석유에 맞서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대응이지만, 결과적으로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는 1년 전 100달러선에서 50%이상 추락했다.

국제 금융사 등의 유가 전망도 제각각이다. 공급 과잉과 수요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예측에 따라 다르다.

스웨덴 투자은행 SEB의 수석 분석가 비야르네 스킬드롭은 "미국의 셰일혁명 이후 OPEC이 유가를 끌어 올리기가 어려워졌다. 2020년까지 유가는 배럴당 80달러에 꽤 가까이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수요에 비해 생산 과잉상태인 현 상황이 지속되면 적어도 향후 15년은 저유가로 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골드만삭스는 올해(WTI 배럴당 38달러)와 내년(42달러) 국제유가 전망치를 낮추면서 "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6.90달러로 전날보다 0.5%(25센트)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동결로 유가가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공급과잉 우려가 매수세를 떨어뜨렸다. 미국의 주간 상업용 석유제품 재고량은 13억 배럴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