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안' 빌미로 제동 원유철 "대안 찾아야"
내년 총선 앞두고 당내 계파갈등 재연 조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치적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를 두고 당 내 계파갈등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특히 김 대표가 둘째 사위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계(친박근혜)가 오픈프라이머리 제동의 선봉에 서면서 지난해 당권다툼에서 패한 친박계가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역습'에 나섰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원유철 원내대표가 18일 내놓은 "오픈프라이머리의 '제3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공천단을 구성하는 혁신안을 통과시킨 마당에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가 어려우니 대안을 찾자는 '현실론'이라는 해석과 결국 친박계의 '오픈프라이머리 플랜B'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 맞서면서 계파 간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김 대표 측은 오픈프라이머리를 공격하는 것은 김 대표를 흔드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불쾌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는 야당이 합의를 해서 같이 추진해야만 완벽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 혁신안을 통과시키는 바람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생겼고, 새로운 사정 변경이 생겼다"면서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기초로 해서 새로운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이 불과 7개월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빨리 총선의 새로운 룰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면서 "사정 변경이 생겼는데 그대로 있는 것도 무책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가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당 '투톱' 가운데 이견이 나온 것으로 원 원내대표의 발언이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원 원내대표는 "그동안 오랜기간 정치를 하면서 여러가지 공천방식에 대해 생각한 게 있고 고민한 게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떻게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자신의 소신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김 대표 측은 원 원내대표의 발언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지난 16일,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각각 오픈프라이머리의 플랜 B를 주장,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청와대와 친박계의 의중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정치적인 생명을 건 오픈프라이머리가 좌초할 경우 당권이 흔들릴 수 있고, 이 시점이 친박계 구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의도에 복귀하는 12월로, 최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할 것이라는 강경한 시나리오도 나온다. 김 대표 측이 친박계의 오픈프라이머리 공세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기도 하다.
김 대표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 의원의 발언이) 혹시 술에 취해서 한 이야기인지, 맨정신으로 한 이야기인지 자체가 궁금할 정도로 아무 실익이 없다"고 날을 세우면서 "김무성 흔들기를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해서 차기 대선 권력 갈등을 일찌감치 표면화시킨다면 대통령의 레임덕을 재촉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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