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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풍향계' 캐터필라, 감원·실적 악화 예고

미국 중장비 업체 캐터필라가 중국부터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대규모 감원과 실적 악화를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캐터필라는 내년에도 실적이 악화해 유례없는 4년 연속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1만여명 감원을 예고했다.

캐터필라는 원자재 생산을 위한 광산 채굴·운송 장비, 에너지·건설 장비 등을 생산한다. 이때문에 캐터필라 실적은 전세계 광산, 에너지, 건설 경기, 나아가 세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풍항계' 역할을 한다.

캐터필라는 세전 이익의 60%를 외국 시장에서 거둬들인다.

실적악화는 충분히 예상돼 왔다.

구리 등 원자재, 석유 생산이 가격 하락 여파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미와 아시아 지역의의 건축 경기 역시 둔화돼 건설장비 수요마저 위축됐다.

신흥시장 수요 둔화로 2012년 이후 이미 3만1000명을 감원하고 20여개 공장을 폐쇄하거나 통합한 캐터필라는 내년 석유·가스 부문 매출이 "가장 심각한 수준의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 매출 전망은 이전 전망보다 10억달러 더 줄어든 480억달러로 하향조정됐고, 내년에는 5%(24억달러)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4년 연속 실적 악화는 90년 전 캐터필라 창사 이후 처음이다.

실적악화로 구조조정 고삐도 더 조여지게 됐다.

캐터필라는 그룹 전체에 걸쳐 연간 15억달러 비용 감축에 들어가고, 내년 말까지 4000~5000명 감원해 2018년까지 1만여명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6월말 현재 전체 직원수가 12만6800명인 점을 감안하면 감원 규모가 10%에 육박하는 셈이다.


경쟁업체 사정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중장비업체 고마츠 역시 수요 둔화로 고통받고 있다. 고마츠의 대형 유압식 굴착기에 대한 중국내 수요는 올들어 7월까지 매달 50% 넘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