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텃밭 한가운데 김부겸 vs. 김문수 대결
내년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경북(TK)지역이 최대 승부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초 일정차 대구를 방문하면서 청와대 참모 4인방을 대동한 반면, 대구 지역 현역의원은 한 명도 부르지 않으면서 제기된 'TK 물갈이설'의 현실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자리잡았다.
최근 총선 공천룰을 두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의 파워게임이 맞물리면서 'TK 물갈이설'은 정치권 전체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한 양상이다. TK의 좌장으로 '소신의 정치'를 펼치다 축출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친유승민계의 공천 여부도 여전히 화두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맞불어 신승을 거두고 야당으로는 최초로 새누리당의 심장부를 차지할 수 있을 지도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TK 물갈이설 '갑론을박'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 선거룰을 둘러싸고 당·청갈등이 본격화되면서 'TK 물갈이설'이 덩달아 최대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TK 물갈이설은 지난달 초 박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하면서 대구 지역에 연고가 있는 청와대 참모 4인방만 대동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대구의 현역의원 12명은 아무도 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지 못한 반면 며칠 뒤 인천을 방문한 박 대통령을 인천의 현역의원 2명이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TK 물갈이설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TK 물갈이설의 현실화 여부를 놓고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대안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청와대와 파워게임을 벌이는 상황에서 과연 TK 현역의원 12명 중 10명을 물갈이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주장이 우선 제기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기존 전략공천 방식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일 지 모르지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시행되면 다른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TK 지분에 집착하다 수도권 선거 등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게 나온다. TK지역 의원실 관계자는 "(TK물갈이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대구 선거에 목매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권은희 의원 공천하려다 재·보궐선거에 졌던 것처럼 다른 지역을 다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2명 빼고 현역의원을 물갈이하겠다는 것인데 이 설도 실체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같은 파워게임은 누가 이겨도 '상처 뿐인 영광'이라는 점에서 김 대표가 청와대의 TK 공천권 지분을 인정하는 타협을 할 경우 TK 물갈이설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반론도 맞선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렇게 싸우면 (청와대와 김 대표) 둘 다 죽는다"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김 대표도 적절한 선에서 (TK지분을) 인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민 귀환? 野 교두보 확보?
유 전 원내대표와 친유승민계 의원들의 공천 여부에도 이목이 쏠려 있다. 특히 유 전 원내대표의 지지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최근 한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면서 유 전 내대표가 공천에 탈락했을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20~22일 대구 매일신문과 T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9.4%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이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렸지만 정작 유 전 의원의 지역구에서는 지지세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TK 지역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무조건 박 대통령 뜻을 따르지만 젊은층의 경우 "유승민이 아깝다"는 정서가 있다"면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공천을 안해줬을 경우 그 후폭풍도 고려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TK 지역 또다른 관계자는 "대구 동구을이 서울로 따지면 강북이고, 최근 개발이 돼서 젊은층이 많이 유입된, 따지고 보면 야성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맞붙게 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맞대결도 마지막 관전포인트다. 새누리당 한 수도권 의원은 "김 전 의원의 저력이 대단하다지만 김 전 지사는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른 분으로 결국 김 전 지사가 신승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김 전 지사쪽에 손을 들었다. 반면 TK지역의 한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면서 "낙관할 수 없는 선거"라고 전망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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